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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하느님 현존의 과정

by 후박나무 posted May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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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부터 그동안 복용하던 약 중 하나가 생산이 중지되어 어쩔 수 없이 다른 약으로 대체하고 있다. 약효가 전만 못한지 몸에 맞지 않는지 약을 바꾼 이래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다. 병원에 연락하니 같은 파킨슨 환자들이 약을 바꾼 후 후유증을 많이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접수를 하면 3달 후에나 만나게 되는 의사와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수 있도록 일정을 다시 잡아 주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우이령을 오르다. 정상까지는 무리라 2키로 정도 걷고 내려오다. 아침기도때 문득 스쳤던 생각을 새가 알을 품듯 품고 걷다가 돌아오다.

 

나의 신앙생활을 돌아보니 오늘 요한복음사가가 예수님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신앙생활의 단계랄까 과정을 가르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색의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무지갯빛 같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분화되듯, 저마다의 체험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고유한 관점을 갖게 된다.

 

제자들은 갈릴레아에서 예수님을 만나 예루살렘으로 함께 가며 여려 우여곡절을 함께 격지만 알다시피 결국엔 예수를 버리고 달아난다. 예수님이 말하듯, 지금은 나를 보지만 조금 후에는 나를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성서가 말하는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상징적인 시간인 3일후에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나 자신의 신앙생활의 역사를 되돌아보아도 분명 이런 패러다임이 있다. 예수를 알게 되고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지만, 그런 시기는 봄날이 가듯 마침내 파국을 맞게 된다.

 

제자들의 경우엔 예수의 처형과 그 후폭풍으로 겪는 좌절과 절망, 자신에 대한 혐오 등으로 예수는 보이지 않는다. 현대인들의 경우엔 신앙에 대한 회의나 큰 병, 경제적인 파산 등을 통해서도 처음 만났던 예수를 잃어버리게 된다. 나의 경우엔 죽음을 깨달은 후 삶에 대한 허무로 인해 예수를 볼 수 없었다. 이런 기간을 영성 가들은 소위 어둔 밤이라 하며 정화되어 Up - grade 되는 기간이다.

 

어두운 밤을 겪으며 정화되고 또 각자의 부활체험을 통해 다시 예수를 만나게 된다. 부활한 예수도 예전 갈릴레아의 예수가 아니듯, 부활한 예수를 알아보는 제자들도 예전의 제자가 아니다. 이렇듯 신앙생활은 보였다 안보였다 늘 보이는 현존의 단계로 진화한다. 요한 복음사가는 이 점을 형상화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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