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숙막달레나(서울 글방)
" 그가 이말을 하는 순간 닭이 울었다,
그리고 주님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바라 보았다." (루카 22.61)
닭이 울고 난 후, 난 주님의 눈과 마주쳤습니다.
용서의 눈빛, 부탁의 눈빛, 용기의 눈빛, 사랑의 눈빛.
나는 하염없는 후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는 한없이 부끄러움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으로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진정 주님을 배반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진정 주님이 그리스도이심을 믿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진정 주님의 굳건한 제자인줄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진정 주님의 반석인지 알았습니다.
이제서야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내 능력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서야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힘으론 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이 주신 은총이요 사랑이라는것을.
이제서야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예수님의 눈빛은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주님께선 세 번의 사랑 확인으로
당신이 모르실리 없는 나의 주님사랑을 믿으며
당신 양들을 부탁하시며 다짐하시고 또 다짐 받으셨습니다.
그렇지만 전 당신을 다시 배반했습니다.
박해를 피해 로마를 빠져 나오고 있는 저에게
당신은 밝은 빛으로 다가 오셨습니다.
"Quo vadis, Domine?"
주님, 어디로 가시나이까?
" 네가 나의 양들을 버리고 가니
내가 다시 돌아가 십자가에 못박히러 간다." 하십니다.
다시 주님의 눈을 보았습니다.
"예,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이렇게도 실수덩어리이고, 이렇게도 겁쟁이이고, 이렇게도 변덕쟁이이고,
이렇게도 충동적이고, 이렇게도 모자라는 저를
주님께선 당신 사랑으로 채워주십니다.
하늘나라 열쇠도 주셨습니다
늘 함께 해 주시고, 늘 함께 그 분의 뜻을 따르려 합니다.
부활하신 분의 힘으로 부활하신 분과 함께
하느님나라가 땅에서도 이루어 지길 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