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양우철 유스티노)
그리움은
가지 끝에 돋아난
사월의 새순
그리움은
여름밤 가로수 흔들며
지나가는 바람 소리
그리움은
길가에 쭈그리고 앉은
우수의 나그네
흙 털고 일어나서
흐린 눈동자 구름 보며
터벅터벅 걸어가는
나그네 뒷모습
(<그리움>, 박경리)
뒷모습으로도 부족하여
파라솔로 가린 채 무엇을 보고 있을까?
햇순에 매달려 있었던
푸르고 푸른 잎 사이로 언뜻 보였던
봄과 여름을 안고 혹한으로 들어가고 있는
풍성하고 화려했던 젊은 날의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