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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정희 안젤라 (부산 글방)

 

이 책은 저자인 취재크 신부님의 체험 소설이다.

책 제목에 있는 ‘러시아’는 척박하고 동토의 땅인 시베리아를 말하며,

‘그분’은 하느님이시다.

그 하느님께서 신부님께 어떻게 역사 하셨을까?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취재크 신부님 (1904-1984)의 국적은 미국이다.

예수회 회원으로 공산 치하의 러시아에 복음의 씨를 내리기위해

1940년 성직자 신분을 감추고 이주 노동자로 위장 잠입을 하였으나

소련 비밀경찰에 체포된다.

바티칸의 스파이라는 판결이 내려지고

강제 수용소에서 혹독한 굶주림과 추위를 견디면서

강제 수용소 노동자들이 희망을 잃지 않게 혼신의 힘을 다한다.

 

신부님의 타고난 고집쟁이였으며

인내력을 키우려고 어려운 일을 일부러 찾아서 했던 강인한 성격 이었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일찍이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으며,

중학교 때 신부가 되겠다고 결심한데는 이런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성장한 뒤에 로마로 가서 러시아 선교 사업을 위한 학교에 들어갔다.

1937년 6월 서품 받았으며,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러시아로 가기를 바라신다고 굳게 믿었다.

 

1940년 3월 어떤 일들이 닥칠지 모르는 미래를 향해

동료 신부 두 명과 함께 러시아로 떠났다.

신앙을 위해서 생명을 바쳐야 할 날이 올 것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화물 열차에 몸을 실었다.

국경을 넘어 러시아에 들어가서 굶주림과

인간으로써 기본권이 박탈당하는 삶이 계속 되었다.

 

러시아에서는 ‘종교란 약한 자의 아편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노동자들과 함께 사는 막사에서는 미사를 드릴 수가 없었다.

동료 신부와 몰래 숲속으로 가서 미사를 드리곤 했다.

대 자연 속에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깊이 느끼면서

하느님을 찬미 하는 감동적인 미사를 드릴 수 있었다.

 

독일의 침략이 시작되면서 러시아 정부의 비밀경찰한테

독일 스파이 죄목으로 체포 되었다.

그곳 감방 안에서 용변 보는 자유도 없이

심한 고문으로 공포와 두려움의 시간을 보냈다.

밤에 마음을 다해 드리는 조용한 기도의 은혜로

외롭고 고독해도 결코 혼자 있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용기를 잃지 않으려고 했다.

러시아에 온 목적을 잊지 않고,

어떤 고난을 당하든지 하느님을 위해서 일 하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수감 생활하면서 성체 축성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영적 미사를 드렸다.

단조로움에서 목적의식을 잃어버릴 것 같아 두려웠지만,

한 가지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섭리였다.

하느님의 눈으로 본다면 이 세상의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나 기도 하느님의 사랑이 현실을 바꾸어 놓을 수 는 없지만,

현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그것은 하느님이 나에게 뜻 하고 계신 바를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느님은 나를 언제나 보호 해 주시리라는 것을 굳게 믿는다.”라고 썼다.

 

1945년 5월 독일이 항복 했지만 취재크 신부님은

독일 스파이가 아닌 바티칸의 스파이로 선고 받았기 때문에 석방 되지 않았다.

계속 수용소에 갇혀 있는 상태에서 간수들의 눈을 피해가면서 사목 활동을 계속했다.

수인들 중의 카톨릭 신자들에게 고해성사와 영적지도를 하며 돌보았다.

1955년 15년이라는 긴 세월 끝에 자유의 몸이 되었다.

하지만 간첩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갈 수 없었고 살고 싶은 곳에서 살 수 없었다.

 

신부님은 러시아에서 목자 없이 헤매는 양떼를 위해 봉사하며 살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이며

석방 후 8년을 그렇게 사셨다.

KGB의 감시로 온전히 자유롭지 않았지만

하느님만이 목자이시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러시아의 양떼들을 돌보는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모국인 미국에 사는 누이들로부터 방문 하겠다는 편지를 받고,

누이들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 하지 않고

의식적으로 하느님 뜻대로 이루어지라고 기도하셨다.

지난 오랜 세월 동안 늘 자기를 보호해 주신 하느님이시니,

자신의 흥분과 기쁨 때문에 하느님 뜻에 간섭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963년 9월 미국 귀환 길에 오르게 되었다.

23년간 살았던 러시아를 떠나기 전 레닌의 유리관 앞에서 신부님은 기도 하셨다.

그도 한 인간 이었는데 그를 보러온 사람들은

아무도 그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고국을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크램린의 철탑들이 멀어져 가는 것을 보면서

신부님은 러시아 땅 위에 십자가를 그으며 축복하셨다.

  • profile
    이내야 2018.02.19 16:41

    인간 레닌을 위해 기도하셨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계명의 실천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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