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제3주간 토요일

by 언제나 posted Mar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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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기도하는 두 사람 곧 바리사이와 세리를 바라보시는 하느님의 시선과 그들에 대한 평가가 무겁게 다가옵니다. 하느님의 평가 기준과 사람의 평가 기준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세상적인 평가 기준에서 본다면 분명 바리사이는 스스로가 인정하듯이 다른 사람의 평가나 평판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강도짓을 하거나, 불의를 저지르거나, 간음을 범하거나, 뇌물도 받지 않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치는>(Lk18,11) 바리사이는 분명 세속적인 사람들의 평가기준으로 보자면 과히 열심한 신자, 모범적인 시민, 훌륭한 사람으로 스스로 ‘의롭다.’고 자부할 만 합니다. 그러기에 그는 하느님 앞에서 마저도 제단 앞 까지 나가 <꼿꼿이 서서>(18,11) 하느님께 기도한다기보다 자기 자랑을 늘어놓고 세리와 같지 않다고 자부심과 우월감을 망설이지 않고 떠벌립니다. 자세만이 아니라 마음의 태도까지 교만과 허세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에 반해 세리는 제대 앞까지 나서지도 못하고 <멀찍이 서서 하느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18,13)라고 겸손하게 참회하는 마음으로 울부짖습니다. 이런 두 사람의 자세와 태도를 보시고 하느님으로부터 의로운 사람으로 인정받고 집으로 돌아 간 사람은 세리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사람들과 전혀 다르죠. 이미 다윗을 선택할 때 주님은 사무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사람들의 겉모습을 보고 평가하는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1사16,7) 매사 사람의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은 이렇게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 평가하고 판단하시지 않고 행동과 언어 그리고 생각의 출발점인 마음과 마음가짐을 보시고 평가하십니다. 더욱 <아픈 데를 고쳐주시고 싸매 주시는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신의며, 번제물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는 예지다.>(호6,1.6)는 말씀을 통해서 하느님의 시선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역시도 하느님 마음에 드는 의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하느님을, 하느님의 마음을 ‘알아야 하며, 알도록 힘쓰지 않으면’(호6,3참조) 자기 옳음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느님으로부터 ‘의롭다.’고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호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