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4주간 금요일

by 언제나 posted Apr 0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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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져 사이가 난 자리라는 뜻을 지닌 틈새, 어쩌면 공간만이 아니라 시간에서도 그런 틈새 시간이 왔기에 예수님께서는 유대인들의 허를 찌르듯 아무도 예상하지 않은 때 <드러나지 않게 남몰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습니다.>(Jn7,10) 지혜서의 말씀처럼 악인들에게는 의인의 존재 자체가 성가시고 불편하며, 짐이 되기에 <수치스러운 고통과 죽음을 내리려고>(지2,12.14.20)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제거하려고 부단히 그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존재자체와 언행이 매사 유대인들에겐 자신들이 지켜야 할 종교와 그에 따른 기득권에 도전하기에 제거해야 할 블랙리스트의 1순위였음을 예수님 또한 감지하셨습니다.

 

예상하지 않은 때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오신 것을 보고 예루살렘의 일부 주민들은 예수님에 관한 지도자들의 죽일 계획을 알고 있기에 공개적으로 예수님께서 할보하신 것을 보고 <저 분이 메시아가 아닐까?>라는 기대를 드러냅니다. 하지만 이내 <메시아께서 오실 때에는 그분이 어디에서 오시는지 아무도 알지 못할 터인데, 우리는 저 사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있지 않는가?>(7,27)라는 표현에 드러나듯이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를 동시에 겪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알고 있는 것이 전체가 아님에도 그들이 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것은 예수님을 통해 일하시고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을 믿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스스로 만든 한계의 덫에 빠지게 하였으며, 또한 그들은 영적 눈이 멀었기에 하느님의 신비로운 뜻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지2,21참조) 이런 그들의 복잡한 속내를 알고 계시는 예수님께서는 <그래 맞다. 너희는 나를 알고 또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에 왔다.>(7,28)고 그들의 알고 있음과 알고 있지 않음을 알려 줍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경고를 듣지 않고 오히려 붙잡으려 하였지만 아직 때가 오지 않았기에 주님께 손을 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입니다.

<주님, 당신 뜻 알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