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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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서 하늘에 오르신 날,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어머니의 승천을 효성스러운 자녀의 마음으로 함께 축하합시다. 오늘 대축일을 성대하게 기념하고 기억하는 까닭은 우리도 언제가 어머니 마리아처럼 흠도 티도 없이 하늘, 아버지의 나라로 나갈 수 있게 되길 간절히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성모 승천 감사송에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축일의 의미를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늘에 오르신 분, 하느님을 낳으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완성될 주님 교회의 시작이며 모상으로서, 이 세상 나그넷길에 있는 주님의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안을 보증해 주셨나이다.> (영광스러운 마리아의 승천 감사송)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모 승천 대축일이 제정된 것은 1950년 11월 1일입니다. 이 축일이 제정된 시기는 바로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말미암아 세계 곳곳에 전쟁의 상흔傷痕이 남아 있던 시기였습니다. 20세기 들어 발발한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수많은 생명이 비참하고 참혹하게 죽었으며, 수많은 사람이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특히 유럽은 대부분 그리스도 국가였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엄성은 땅에 떨어져 짓밟혔고, 인류의 미래는 절망의 어둠이 짙게 깔린 시기였습니다. 희망이 아닌 절망이 사람들 가슴 속에 깊이 베여 있었던 시기에 교회는 바로 성모 승천 대축일을 통해 세상에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상처받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우고, 인류의 미래는 하느님 손에 달려 있으며, 하느님만이 우리의 희망의 원천임을 밝히고자 제정한 것입니다. 더더욱 오늘은 우리 민족에겐 새로운 희망이 싹튼 날, 광복절이기도 합니다. 광복절은 한층 더 성모승천 대축일의 의미를 풍요롭게 해줍니다. 성모님의 전구로 참된 희망의 메시지가 이 땅, 특히 침묵의 땅인 북녘에도 희망의 빛이 가득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어머니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의 문안 인사의 말을 듣고(1,41) 엘리사벳에게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향해 노래한 <마리아의 노래>(1,48-55)는 하느님의 자비를 입은 어머니 마리아께서 자신에게 큰일을 하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고백이며, 아울러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던진 희망의 선포이기도 합니다. 이 희망은 단지 주님 잉태 기별을 받은 순간에 국한하지 않고, 당신의 평생의 여정 곧 못 박히신 아드님의 십자가 아래까지의 여정을 통해 당신께서 마음에 새겨둔 삶의 체험을 바탕으로 어둠과 절망으로 힘겨워하는 세상을 향해 선포하신 희망의 찬가입니다. 마리아께서 주님을 찬송하고 기뻐하는 까닭은 바로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비천한 당신 종을 굽어보시고 보잘것없는 당신 종을 통하여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1,48.49참조) 이 찬가는 마리아의 입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비천한 이들, 굶주린 이들과 하느님을 경외하는 이들에게도 당신에게 베푸신 자비와 은총이 영원히 세세 대대로 미칠 것임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희망이 없고 힘없는 민중들에게 지금 보는 세상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 머지않아 새로운 세상으로 바꾸리라는 것입니다. 이 찬가는 온 존재로 겪고 체험한 사건들로부터 솟구쳐 오르는 신앙의 비전이며 희망의 선언과도 같습니다. 자신의 생애를 통해 겪었던 가난과 멸시, 거부와 차별, 절망과 고통을 체험한 어머니 마리아께서 세상에서 당신처럼 어렵고 힘들게 살아왔고 살아가야 할 모든 민중을 향한 따뜻한 위로이며, 확신에 찬 희망의 예언이고, 사랑을 바탕으로 한 믿음의 노래입니다.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 안에서 아브라함의 후손인 우리가 지금껏 비천하였기에 존귀하게 될 것이며, 겸손했기에 들어 높여질 것이며, 굶주렸기에 배부를 것이며, 가진 게 없었기에 모든 것을 다 가질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이 얼마나 희망찬 선포이며 선언입니까? 그러기에 매일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마리아의 노래>를 노래하는 우리 역시 희망의 사람으로 세상에 나가서, 동일한 음조音調로 희망의 노래를 들려줍시다. 희망의 사람만이 성모 마리아의 희망에 동참하게 되며, 마침내 이 모든 것이 실현되는 하늘에서 웅장한 하늘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행복과 기쁨에 넘쳐 영원한 희망의 찬가를 함께 노래하리라 믿습니다. 그날이 꼭 오리라 믿습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성모 마리아와 함께 코로나로 인해 지치고 힘겹게 살아가는 모든 힘없고 가난한 이들이 우리의 노래를 듣고, <자비하신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니, 모든 일이 다 잘 될 것이다.>는 희망과 꿈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어머니 마리아를 하늘로 불러올리시고, 천상 모후의 관을 씌워 주셨음을 기억하면서 우리 또한 어머니 마리아께서 앞서가신 여정을 걷고 언젠가 성모님의 중재에 힘입어 천상 하늘로 나아갈 날을 희망으로 기다리며 살아갑시다. 이런 마음가짐이 진정한 성모 승천 대축일의 진정한 의미라고 믿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바로 우리의 미래이며 희망의 보증이십니다. <알렐루야. 성모 마리아 하늘로 오르시니 천사들의 무리가 기뻐하네. 알렐루야>(복음 환호성)


성모 승천 대축일이 제1저녁 기도가 울려 퍼지는 오늘은, 김학순 할머니가 1991.8.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스스로 고백한 날을 기억하는 기림의 날, 30주년입니다. 오늘까지 희망으로 <진심어린 사죄와 사과의 말>을 듣기 위해 살아오신 그분들의 뜻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30주년을 맞아 이번 기림의 날 행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한 피해 할머니들의 용기와 노력을 현세대와 미래 세대가 함께 기억하고 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이 축일에 다시 듣는 <마리아의 노래>가 바로 강제징용으로 그리고 위안부로 살았던 분들과 그 압박의 시기를 살았던 이 땅의 모든 분에게 성모님의 따뜻한 위로와 위안의  말씀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주님, 당신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치리라 믿사오니,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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