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8.15 07:49

성모승천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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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성모 승천 대축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특히 성모 승천 대축일 맞아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국민들과 이 나라를 위해 전구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 미사를 봉헌합니다. 오늘 미사의 감사송, <오늘 하늘에 오르신 분, 하느님을 낳으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완성될 주님 교회의 시작이며 모상으로서, 이 세상 나그넷길에 있는 주님의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안을 보증해 주셨나이다.>라는 감사송기도문에 오늘 우리가 기억하고 기념하는 성모님의 승천대축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모 승천 대축일이 제정된 것은 1950년 11월 1일입니다. 그러니까 이 축일이 제정된 시기는 바로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말미암아 북미와 남미를 제외한 세계 곳곳에 전쟁이 남긴 상처가 아직 남아 있던 시기였습니다. 20세기 들어 유럽에서 발발한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수많은 생명이 비참하고 참혹하게 죽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특히 유럽은 그리스도 국가가 대부분이었으며, 이 전쟁은 바로 그리스도 신앙인들이 서로를 원수라고 미워하며 서로 죽이고 죽였습니다. 특히 독일인들은 600만 명도 넘는 유대인들을 무참하게 학살하였고, 여러 곳에서 같은 동족끼리 서로 죽이고 죽어갔던 것입니다. 이처럼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엄성은 땅에 떨어져 짓밟혔고, 인류의 미래는 절망의 어둠이 짙게 깔린 시기였습니다. 희망이 아닌 절망이 사람들 가슴 속에 깊이 베여 있었던 시기에 교회는 바로 성모승천 대축일을 통해 세상에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상처받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우고, 인류의 미래는 하느님 손에 달려 있으며, 하느님만이 우리의 희망의 원천임을 밝히고자 제정한 것입니다.

 

이런 배경 하에서 오늘 74번째 광복절을 맞아, 일본의 압제기간 동안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강제 징용 당한 생존자들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 판정과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사죄와 치유를 위한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참된 염원을 외면한 채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우리 국민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경제논리로 보복한 아베와 일본의 우익보수집단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다 확고하고 투명하게 정부 차원에서 대통령이 분명히 밝혀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제 몇 분 남지 않은 강제징용의 생존자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그리고 상처받은 온 국민들에게 민족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다시 일으켜 줄 수 있는 위로와 위안을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광복절 축사가 되길 바랍니다. 더 더욱 어젠 김 학순 할머니가 1991.8.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스스로 고백한 날을 기억하는 기림의 날이었습니다. 오늘까지 희망으로 <진심어린 사죄와 사과의 말>을 듣기 위해 살아오신 그 분들의 뜻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오늘 우리가 이 축일에 다시 듣는 <마리아의 노래>가 바로 강제 징용으로 그리고 위안부로 살았던 분들과 그 압박의 시기를 살았던 이 땅의 모든 분들에게 성모님의 따뜻한 위로와 위안의  말씀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어머니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의 문안 인사 말을 듣고, 엘리사벳에게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향해 노래한 <마리아의 노래>는 성모님께서 당신 생애를 통해 체험한 바를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와 찬양의 고백이며, 아울러 당신 아드님을 믿고 따르는 모든 세대의 그리스도인들과 세상을 향해 외치는 희망의 노래입니다. 이 희망은 성모님께서 주님 잉태 기별을 받은 순간부터 시작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아드님의 십자가 아래까지의 여정을 통해 당신이 체험하고 마음에 간직하고 있었던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크신 자비를 베푸시고 큰일을 하신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의 체험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이제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비천함을 굽어보시고 가장 복된 여인으로 일으켜 세워 주신 것처럼, 어둠과 절망으로 힘겨워하는 동시대의 모든 경건한 이들에게도 동일한 하느님의 크신 자비와 은총이 베풀어 질 것이라고 들려주는 희망의 찬가입니다.

 

마리아께서 주님을 찬송하고 기뻐하는 까닭은 바로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비천한 당신 종을 굽어보시고 보잘 것 없는 당신 종을 통하여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Lk1,48.49참조) 이를 통하여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비천한 이들, 굶주린 이들과 하느님을 경외하는 이들에게도 당신에게 베푼 동일한 자비와 은총이 영원히 세세대대로 미칠 것임을 선포한 것입니다. 희망이 없고 힘없는 민중들에게 지금 보는 세상은 사라지고, 이제 곧 새로운 세상으로 바꾸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날이 오면 모든 것은 역전될 것이며 다 뒤바뀔 것입니다. 마리아의 노래가 힘이 있고 생명이 넘치는 까닭은 머리나 지식에서 나온 노래가 아니라 뜨거운 마음과 삶의 경험에서부터 솟구쳐 오른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생애를 통해 겪었던 가난과 멸시, 거부와 차별, 절망과 고통을 체험하신 어머니께서 세상에서 당신과 같은 삶을 살아왔고 또 살아가야 할 모든 민중들에게 향해 던지는 위로와 위안의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 안에서 아브라함의 후손인 우리 모두가 지금껏 비천하였지만 존귀하게 될 것이며, 낮아졌기에 들어 높여질 것이며, 굶주렸기에 배부를 것이며, 가진 게 없었기에 모든 것을 다 가질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이 얼마나 희망찬 선포이며 선언입니까? 그러기에 매일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마리아의 노래>를 노래하는 우리 역시 동일한 희망의 사람으로 세상에 나가서 동일한 선율로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노래해야 합니다. 희망의 사람만이 마리아의 희망에 동참하게 되며 마침내 이 모든 것이 실현되는 그곳, 하늘에서 웅장한 천상 오케스트라와 함께 대합창단을 이루어 행복과 기쁨에 넘쳐 영원한 희망의 찬가를 함께 노래하리라 믿습니다. 그 날이 꼭 오리라 믿습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마리아와 함께 마리아의 마음으로 <마리아의 노래>를 세상을 향해 힘차게 불렀으면 합니다. 축 늘어진 어깨를 펴고, 움츠려진 가슴을 활짝 열고, 마음으로 하나 되어 힘차게 희망의 찬가를, 희망을 잃어버린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불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땅을 살면서 지금 희망을 잃고 힘겨워 하는 이들이 우리의 노래를 듣고 함께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다.> 희망과 꿈으로 다시 일어 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광복절을 맞아 실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경제와 기술면에서도 참된 光復(빼앗긴 땅과 주권을 도로 찾음)을 누릴 수 있었으면 싶습니다. 어머니 마리아께서도 고통스럽고 비천한 존재로 한 평생 사셨지만, 주님께서 그분을 들어 높이셨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오늘 우리가 성모님께서 하늘에 오르심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우리 또한 어머니 가신 동일한 여정을 걷고 있지만 언제가 성모님 손 붙잡고, 성모님의 기도에 힘입어 하늘에 오르리라는 믿음을 고백할 수 있기 바랍니다. 이런 마음가짐이 진정한 성모 승천 대축일의 진정한 의미라고 믿습니다. 마리아는 바로 우리의 미래입니다. 마리아의 승천에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앞당겨 바라보고 그 희망으로 오늘 이 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수호자이신 성모님, 오늘 어머님의 하늘에 오르심을 기념하는 이 땅에 살고 있는 저희와 특별히 일제강제 징용으로 희생된 이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을 그리고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힘겨워 하는 모든 분들을 어머님의 보호에 맡겨드리오니, 모든 위험과 시련에서 항상 저희와 이 나라를 위하여 당신의 아드님께 전구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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