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7.12 08:41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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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느끼는 점은 창조세계의 저변에는 양극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사물과 사람에게는 동전의 양면처럼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서로 반대되는 실재를 하나로 아우르는 방식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성숙함이 요구됩니다. 더욱 그리스도인은 세상적인 처세술(=성공과 출세 지향)이 난무하는 험한 세상에서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건전한 균형미를 유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다원적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게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 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느 시대고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자면 어려움이 없었던 시대는 없었다고 인정합니다.

 

어쩌면 신앙생활을 함에 있어서 <균형 유지>가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는 확신을 오늘 복음의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해야 한다.>(Mt10,16)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찾습니다. 그런데 <균형 감각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연이 바로 안성의 <바우덕이 풍물단>의 ‘외줄타기 어름사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종종 안성에 있을 때 찾았던 <남사당공연장>에서 어름사니의 외줄타는 모습에서, 마치 헨리 뉴웬이 서커스 단의 <공중 곡예사>의 모습에서 그리스도를 보았던 것처럼 저 역시도 그런 느낌을 어름사니에게서 느낍니다. 또한 우리가 자주 듣는 표현 중에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표현이 오늘 복음의 <뱀처럼 지혜롭게, 비둘기처럼 순박하게>라는 뜻을 좀 더 확실하게 드러내 줍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10,16)고 말씀하신 다음 <뱀처럼 슬기롭게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이리 떼와 같은 의회 의원들과 총독들과 임금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고문을 당하고 죽음을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복음선포를 하고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자면, 제자들에게 자기 신원을 보존하고 끝까지 견디어 살아남기 위해서는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삶의 지혜와 처신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균형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무조건 사람들을 신뢰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조심하는>(10,17) 슬기로움이 요구됩니다. 누군가를 신뢰하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막무가내로 사람을 신뢰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슬기롭지 못한 것입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표현을 역사가, 우리 경험이 이를 익히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어떤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신하라.>(10,23)고 권고합니다. 때로는 쏟아지는 소나기는 잠시 피하면 그치는 것처럼 자신을 지나치게 믿고 고집스럽게 객기를 부리는 것보다 내일을 기약하면서 순박하게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고 <끝까지 견디다 보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10,22참조)고 권고합니다.
 
참으로 슬기롭고 순박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허나 우리가 하느님의 사람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리스도인의 신원을 유지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지 않으면 아니 되는 현실입니다. 슬기로움과 순박함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우리는 결코 세상의 악에 두려움 없이 맞설 것이고 지혜롭게 그 악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아버지의 영이시다.>(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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