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7.16 07:52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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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에서 은혜와 감사가 아닌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는 표현을 기억하고 산다면 오늘 복음의 예수님으로부터 꾸짖음을 당하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정말이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감사>라는 단어가 우리의 삶에서 사라질 때, 우리네 삶은 살아있으면서도 죽은 삶과 하등의 차이가 없으리라 봅니다. 부족하고 모자라고 열악한 환경인 베트남에서 돌아 온 후에, 저는 새삼 살아 온 날들이 다 은총이었고 느끼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려고 합니다. 그래서 예전보다 훨씬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당연한 것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그런 사소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 뿐 왜 그러지 당연한 일을 가지고.>

 

이런 경험 때문에 <그 때에 예수님께서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기 시작하셨다.>(Mt11,20)는 말씀이 새삼 무겁게 제 가슴을 후려칩니다. 저 역시도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코라진-벳사이다-카파르나움의 사람들은 주님께서 베푸신 사랑과 은혜들을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하였기에 감사할 줄 모르고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라 봅니다. 사실 너무 많고, 너무 흔하면 귀한 줄 모르고, 늘 사랑 받고 있으면 사랑받음을 당연하게 여기며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게 사람들의 마음 상태라고 봅니다. 잃고 난 뒤에야 비로소 그 사랑과 그 은혜가 너무 컸고 소중한 것임을 느끼는 게 사람인가 봅니다.

 

오늘 복음의 이 세 지방은 모두 예수님이 주로 활동을 하셨던 곳이며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이 곳에서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이었기에 꾸짖으신 것은 그 곳 사람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11,20)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고을들을 꾸짖으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흔한 표현으로 그들은 예수님의 기적과 사랑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대수롭게 여겼기에 그에 상응하는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면 기대했건만 돌아 온 것은 역시나 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 고을 사람들의 태도와 반응을 보시면서 참으로 안쓰럽고 서글펐기에 예수님께서는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너 벳사이다야.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11,21.23)고 선언하신 것이라 봅니다. 물론 여기에서 <불행하다.>라는 말은 <주의해라, 슬프구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이 그토록 심혈을 쏟아서 복음을 전하였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고, 실패해서 <슬프다, 안타깝다.>라는 뜻이라고 하군요. 그러니까 예수님이 이 고을들과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신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불행을 자초하고만 것입니다. 이 고을들이 불행한 것은 그 고장 사람들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고 그 분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시작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와 있음에도 그 나라를 향해 돌아서지 않고 무감각하고 무관심한 그들의 돌처럼 굳어버리고 닫아버린 마음을 보시며 불행하다고 한탄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안타깝고 슬프셨던 것입니다.

 

은총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특히 복음은 하느님의 크나큰 선물입니다. 그러나 평양감사도 자기가 하기 싫으면 어쩔 수 없듯이 예수님께서 아무리 큰 선물과 축복을 주시고자 하시더라도 그 축복과 선물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코 축복이나 선물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주인의 밥상머리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도 만족하고 감사했던 가나안 여인은 전혀 다른 응답을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물론 주님께서는 당신이 베풀어 주신 것을 되받으려고 하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에서 더 좋은 것 더 거룩한 것을 주고 싶어서 당신에게로 돌아서기만을 기다리셨던 것입니다. 참된 회개는 사랑에로 되돌아감입니다. 주님은 참으로 아무 것도 우리에게 요구하시지 않고 다만 사랑으로 당신과 보다 깊은 관계를 이루시길 바랄뿐입니다. <내게 주신 모든 은혜 무엇으로 주님께 갚사오리, 구원의 잔 받들고서 주님의 이름을 부르리라.>(시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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