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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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우리를 위하여 구원자가 태어 나셨습니다.> 하늘에서는 천사들과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땅에서는 수많은 비천하고 가난한 이들이 다 함께 하느님을 이렇게 찬미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작년 성탄과 금년 성탄이 너무도 극명하게 구분됩니다. 뜻하지 않은 코로나로 말미암아 그 오랫동안 누렸던(?) 휘황찬란하고 소란스럽던 성탄 분위기에서, 역설적으로 첫 성탄의 밤처럼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되찾은 성탄의 밤을 맞고 있습니다. 더더욱 지난 부활 대축일 미사를 공동체가 함께 봉헌할 수 없었듯이, 이번 성탄에도 유례없는 비대면 미사로 성탄 대축일을 우리는 맞고 있습니다.

오래 전 김종삼 시인이 쓴 <북치는 소년>이라는 시에서 그가 환기시켰던 성탄의 본래 의미를 되찾은 듯 싶습니다.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 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羊)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그렇잖아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성탄을 기념하는 날인데도 지금껏 우리는 <예수님 없는 성탄>을 축하하고 기념해 왔었는지 모르지만, 금년 성탄은 성탄의 본래 의미를 되찾은 듯 참으로 온 세상이 고요하고 거룩한 밤을 맞고 있습니다. 이를 성 예로니모께서도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아무리 성탄이 수백 번 계속된다 해도 여러분 각자 마음 안에 예수님께서 탄생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오늘 밤 복음에 보면, <저마다 자기 본향으로 갔던 것처럼>(루2,3) 요셉은 자기와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본향인 베틀레헴으로 돌아갑니다. 그렇습니다. 첫 성탄이 그러하듯이 매번의 성탄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들의 근원인 생명의 빛이신 아기 예수님을 향해 되돌아가도록 초대받는 날입니다. 성탄은 본고향에로, 생명의 근원에로 되돌아가는 날입니다. 비교하고 경쟁하고 싸우며 시기하고 불평하고 불만하던 자신을 내려놓고 아기 예수님을 통해서 잃어버렸던 본래의 참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밤, 우리 구원자 예수님께서 사람의 육신을 취하시고 탄생하십니다. 이로써 우리는 예수님의 성탄으로 영적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신생의 기쁨을 만끽하는 날을 맞고 있습니다.

 

어쩌면 금년 성탄은 성탄 본래의 의미를 가장 심오하게 느끼고 만질 수 있는 거룩한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성탄을 진심으로 찬양하고 찬미하면서 우리의 거듭남을 또한 함께 자축하며 더불어 기뻐합시다. 여러분 모두를 저희 수도원 성탄 미사(=오후 8시)에 초대하오니 비록 몸은 함께 하지 못하지만 마음으로나마, 기도로나마 함께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고요하고 거룩한 성탄의 밤을 충만히 누리시길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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