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20.01.23 09:57

연중 제2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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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1,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5편인데, 그 중에서 1등은 단연코 1,600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이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라는 멘트가 장안에 화제가 되었으며, 전국에 수원왕갈비 통닭 신드룸을 불러 일으켰다고 합니다. 이런 인기 비결은 한마디로 <입소문>을 탔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1,600만 관객 정말 대단한 숫자입니다. 거의 국민의 30% 넘게 보았다는 것은 영화 자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달하는 <입소문>의 힘이 컸다고 봅니다. 오늘 복음(Mr3,7~12)에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는데 그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 지방에서 몰려왔다고 전합니다. 몰려 온 군중들은 7개 지방에서 왔는데, 이는 예수님 당대에 사방팔방에서 온 사람들이며 달리 말하면 온 세상의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께 몰려왔다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왜 그들은 이렇게 예수님께 밀려오듯이 몰려 왔을까요? 복음은 아주 간단명료하게 <그분께서 하시는 일을 전해 듣고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왔다.>(3,9)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분께서 하시는 일이란 바로 <잡혀 있고, 눈멀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풀어주고 눈뜨게 하고 해방하신 일>(Lk4,18참조) 곧 사람을 살리시는 일(=구원/속량)을 보고 예수님을 향해 몰려 든 것입니다. 그분이 하신 일을 통해서 드러난 하느님의 현존과 그 현존에서 드러난 놀라운 업적과 자비로운 사랑을 듣고 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듣고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싶고, 자신의 삶의 고통과 힘듦에서 치유 받고 싶어서 몰려든 것입니다. 예수님의 존재와 그 활동을 통해서 이미 사람들 마음에 새로운 불을, 희망의 불을 지피시기 시작한 것이며, 이는 곧 성령의 놀라운 능력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생전에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이런 말씀을 하였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고통이 있습니다. 굶주림에서 오는 고통, 집 없음에서 오는 고통, 모든 질병에서 오는 고통, 그러나 이런 고통들은 물리적인 것입니다. 가장 큰 고통은 외로운 것, 사랑받지 못하는 것, 옆에 아무도 없다는 소외감일 것입니다.>

 

세상 안에서, 세상에서 가장 소외받고 버림받았던 사람들과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누셨던 분이셨기에 수녀님의 말씀엔 진정성과 생명력이 포함되어 있기에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우리 시대는 물론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이 체험했고 지금도 체험하고 있는 가장 힘들고 몹쓸 병은 <존재하고 있음에도 마치 없는 존재처럼 취급하고, 버려지고 잊혀지고 그리고 외로움 속에 죽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가르침과 다양한 질병의 치유와 구마 활동은 세상에서 버림받고 외롭게 자신 홀로 삶의 무거운 무게를 짊어지고 가고 쓸모없는 존재로 낙인찍힌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과 빛을 찾을 수 있었기에 그토록 먼 곳에서 예수님께 몰려들었던 것이라 봅니다. 아시는 것처럼 예수님 당대의 이스라엘의 상황은 정치-경제-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너무도 어렵고 힘겨운 삶을 대다수 사람들은 살아야 했기에, 어떤 의미에서는 왜 살아야하는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이것이 숙명이려니 체념하면서 살았으리라 느껴집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늘나라의 복음은 새로운 꿈, 하느님께서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찾아오셨으며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시고 계심을 환기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메시아 시대의 표징인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악령에 시달리고>(Lk7,22) 율법과 안식일 법으로 짓눌린 이들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들음으로 새로운 희망으로 하느님을 향하여, 하늘나라를 향하여 몰려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몰려든 사람들의 각기 다른 요구에 시달리던 예수님을 향하여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3,11)라고 더러운 영들이 소리 질렀습니다. 더러운 영들의 등장을 통해서 복음사가는 무엇을 저희에게 전하려 한 것일까요? 아마도 복음사가의 의도는 사실 그 때까지 사람들은 예수님의 정체를 알지 못했기에 더러운 영들마저도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알아보고, 복종한다는 것과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기 때문에 인간은 불가능한 일을 그분에게는 모든 일이 다 가능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오늘 저희에게 보여 준 모습은 바로 오늘 이 시대에 교회가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데레사 수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가지 육신적 혹 정신적, 영적인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은 물론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르는 채 외로움과 소외된 채 삶의 무게로 힘겨워하는 이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함께 머물 수 있는 교회가, 그리고 교회의 구성원이 되어야 하리라 봅니다.<예수님은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보여  주셨네.>(2디1,10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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