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7일 피부이식 수술을 위해 입원했다가 2021.1.1.일 퇴원해서 광주로 내려왔습니다. 여동생의 간병과 많은 분들의 기도와 염려 덕분에 잘 치료받고 수도원에 도착해서 감사 인사 겸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참으로 다사다난한 2020년 경자년이 끝나가고 2021년 신축년辛丑年(하얀 소) 새해가 밝아 왔습니다. <이하이>란 가수가 부른 <한숨>의 다음 가사를 떠올리면서 수고한 저나 여러분 모두,서로 위로하는 마음으로 나누고 싶습니다. <남들 눈엔 힘 빠지는 한숨으로 보일진 몰라도 나는 알고 있죠 작은 한숨 내뱉기도 어려운 하루를 보냈단 걸 이제 다른 생각은 마요 깊이 숨을 쉬어봐요 그대로 내뱉어요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정말 경자년 한해 코로나로 많이 힘드셨고 수고 많으셨어요. 이제 크게 숨을 쉬고 서로 안아 줍시다.
작년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교수신문이 선정한 2020년 우리 사회를 압축하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로 선정했더군요, 이 사자성어는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뜻으로, 흔히 자주 표현하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을 한자어로 옮긴 신조어입니다. ‘아시타비’를 선정한 주된 근거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와 정치·사회적 대치 속에서 ‘아시타비’의 자세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가 됐다.>라고 판단하고, 이런 현상의 저변에 내재된 <문제가 발생하면 상대방 때문이라고 비난하면서 자신은 비난에서 언제나 예외>라고 주장한 개인이나 집단의 <나만이 옳다.>는 아집 내지, 자가당착을 함축해 표현한 사자성어로 생각합니다. 경자년처럼 서로 “네 탓이고 네 잘못이며 네 책임이다.”는 경향에서 탈피하여, 결여된 “내 탓이고 내 잘못이고 내 책임”이라는 철저한 자기성찰과 자기반성을 먼저 하는 신축년이 되길 바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20.12.08.일부터 2021.12.08.일까지를 <성 요셉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성 요셉은 펜데믹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평범한 수많은 사람들의 위로자이며 중재자입니다. 요셉 성인은 주목받지 않았으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신중하고 성실하게 드러내지 않고 일상을 평범단순하게 사셨던 분이십니다. 일상의 작은 행복을 잃고 한 해를 보낸 우리 모두 당연한 것을 이제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소중하게 여기며 누가 주목하지 않아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충실하고 성실하게 잃어버린 행복을 하나씩 하나씩 쌓아 나아가는 신축년, <성 요셉의 해>를 살아가도록 다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흰 소는 본디 부지런하고 생활력이 강하며 총명하다고 합니다. 이런 휜 소의 기운을 받아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경자년 보다 더 평안하고 행복한 한 해, 신축년이 되길 기원하며 기도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신축년 한 해 동안 항상 행복하시고 언제나 건강하이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광주 일곡동 도착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