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12.20 08:02

대림 제3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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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서(이7,10~14)에 등장하는 아하즈 왕은 <스무 살에 임금이 되어, 예루살렘에서 열여섯 해 동안 다스렸다. 그는 자기 조상 다윗과는 달리 주 그의 하느님의 눈에 드는 옳은 일을 하지 않고, 이스라엘 임금들의 길을 따라 걸었다. 그는 주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쫒아내신 민족들의 역겨운 짓을 따라, 자기 아들마저 불 속으로 지나가게 하였다.>(2열왕16,2-3)는 사실을 열왕기 저자는 전하고 있습니다. 아하즈는 하느님을 믿지 않았고, 하느님께 불경한 왕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강대국인 아시리아의 왕을 섬김으로써 아람과 이스라엘의 침략을 물리치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언자 이사야를 보내어 당신의 호의와 인자를 베푸시려하였지만,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씀을 거역하였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믿지 않고 하느님께 의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얄팍한 꼼수를 부렸던 것입니다. 그러자 다시 이사야 예언자를 보내시어, 그가 원하는 징조를 청하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징조는 곧 예언의 성취와 약속의 진실성을 보장하는 하나의 증거였습니다. 그래서 그가 징조를 청하였다면 하느님께 대한 불신앙을 확신에 가득한 신앙으로 바꿀 수도 있었으며. 이것이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느님을 믿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믿었기 때문에 오늘 독서에서,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시험하지 않으렵니다.>(7,12)라고 말합니다. 그는 언뜻 듣기에 옳은 대답을 하는 듯싶지만 기실 신명기(6,16)의 계명을 들어 자신의 불신앙을 포장한 겁니다. 아하즈는 하느님을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믿지 않은 것입니다. 그의 마음은 완고하고 인간적인 생각으로 가득하여 하느님의 말씀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내 이사야 예언자는 그의 속내를 꿰뚫어 보고 그에게 경고합니다. 다윗 왕실이 백성들을 그토록 학대하고도 마치 그것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하느님 앞에서 경건을 가장하고 불신앙으로 하느님의 은총마저 거절하는 것에 대해 경고하며 하느님께서 몸소 징조를 보여주시리라고 예언한 것입니다.<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7,14) 물론 교회는 이사야의 이 예언이 바로 동정녀 마리아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시어 낳으시리라는 예언으로 믿어왔던 것입니다.

 

아하즈는 하느님의 생각과 뜻 보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대단한 것처럼 여겼고, 자신이 직면한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그러한 잘못된 생각과 판단으로 말미암아 폐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한 사람의 잘못된 생각과 판단으로 말미암아 유다는 아시리아의 종노릇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하즈와 달리 오늘 복음(Lk1,26~38)에서 어머니 마리아는 하느님께 대한 참된 신앙인의 기본자세가 어떠해야 하는 가를 존재와 삶을 통해서 보여주셨습니다. 어머니 마리아는 천사로부터 예수님의 탄생 예고를 들었을 때, 자신의 생각과 뜻 보다 하느님의 생각과 뜻을 무엇 보다 우선해서 살려고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1,38)고 응답하셨습니다. 바로 오늘 우리가 마음 깊이 다짐해야 하는 것은 바로 하느님 앞에서 우리의 마음가짐과 신앙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대로> 사는 게 가장 옳고 또한 그게 성숙한 성인의 자세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참된 그리스도인에게는 우리 <생각대로>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거나 올바른 신앙생활은 아니라고 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어머니 마리아께서 본으로 보여 주신 것처럼 <주님의 생각대로>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하느님께서는 아하즈의 불신앙을 통해서도 인류구원을 위해 임마누엘을 보내실 것을 예언하시고, 성취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기에 두려워하지 말고 <주님 말씀대로> <주님 뜻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다짐을 더 굳게 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싶습니다.

 

이 점을 우리 마음에 깊이 새기길 바라면서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라는 시를 보냅니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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