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2021.03.25 11:56

물극필반(物極必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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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갈릴레이의 나사렛이라는 촌에 살던 지극히 평범한 마리아라는 처녀에게 청천 벽력같은 일이 생겼다. 그 소식을 전해준이는 천사라고 불리지만, 그 소식을 전해 듣던 마리아에게 그는 당시 최소한 천사로 보이지는 않았을터!주님탄생예고 대축일의 메커니즘에는 중국의 사자성어 물극필반(物極必反)의 세상이치가 스며들어 있다고나 할까…….지금은 모두가 축하하고 기뻐해야할만한 축일이 되었지만 마리아에게 그 날은 절망의 날이었을 것 같다.

 

성석제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은 나머지 모든 날들을 상대적으로‘어두운 밤’으로 전환시킬 수 있듯, 종교적인 신비체험도 그러하다. 번쩍하는 황홀한 계시의 빛은 우리의 보잘 것 없는 현실을 비추며 장대한 비전을 주지만, 그 빛이 스러진 후의 일상은 예전보다 더 견디기 어렵게 된다. 이 어두운 밤은 이제껏 남다르게 눈에 띈다거나 특별할 것이 없던 우리의 일상이었다.

 

예수의 첫 제자들은 예수의 부르심을 듣고는 한 점 망서림없이 어부의 일상을 버리고 길을 나선다. 요한과 몇몇 복음사가들이 전하는 바 일부 제자들은 예수사후 자신들의 옛 일상으로 돌아와 살면서 비로소 예수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참으로 일상이 품은 의미심장함은 번쩍이는 황홀한 순간의 세례는 물론 온갖 풍상과 무의미한 시간까지 견디어냈기에 스스로 어두운 밤이 곧 황홀한 순간이며, 그 역도 가능함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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