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장애인의 날

by 후박나무 posted Apr 20,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요한 복음사가가 선호하는 예수님의 호칭은 단연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 이다. 그러기에 요한의 수난사화에서 예수님은 날이 저물어 안식일이 되기 전인 금요일 오후에 도살된다. 예수님은 유월절에 도살되는 파스카의 제물이라는 오랜 전통을 “최후의 만찬”을 통해 재해석하며 의미를 확장한다.

 

당신 자신이 하느님의 말씀이며 씨 뿌리는 사람인 동시에 씨앗이다. 씨는 자라 열매를 맺어 곡물이 되고 빵이 되어 사람들을 배불리 먹인다. 또한 포도원의 소작인들은 정의를 도조로 요구하는 예수를 살해하여 포도원 밖으로 던져버릴 것이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은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하시면서 살(빵)과 피(포도주)를 하나로 연결한다. 어린양의 피와 살을 먹는 사람은, 즉 그의 삶과 죽음에 동참하는 사람은 죽음에서 벗어나 영원한 생명을 얻을 뿐 아니라 어린양과 함께 영적제물이 되어 세상의 죄를 없애는데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장애인의 날이다.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채운다는 말은 쉽게 하고 또 많이 듣지만, 체득하기는 참 어렵다. 밑바닥까지 내려가 ‘고통을 격고 병고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겪었다 하더라도 얼마나 쉬이 망각하는지…….

 

조만간 부모님 묘소에 다녀오고 싶다. ‘생활의 발견’에서 늘그막에 자신이 쓴 저작들을 무릎에 올려놓는 것 보다 손주 하나가 더 뿌듯할 것이란 임어당의 말에 이견은 없다. 하지만 그 저작물들을 부모님 앞에 다 가져가 당신들이 베풀어 주신 탤런트, 생명과 교육덕분에 이만큼 남겼습니다,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