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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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고난회의 수도복과 수도자들이 가슴에 달고 있는 표지, 그리고 자주 사용되고 있는 전통적인 표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다. 


1. 십자가의 성 바오로의 체험 


먼저, 두가지 상징과 표어에 대한 설명에 앞서 이와 관련된 십자가의 성 바오로의 체험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다. 십자가의 성바오로의 예수고난회 창립약사에 언급하였듯이 창립자에게 있어서 수도회 창립과 관련하여 뚜렷한 세 번의 내적 체험이 있었는데, 세 번째 체험은 그의 수도회 창립 성소를 확신하게 하는 결정적인 사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십자가의 성 바오로는 40일 피정을 마친 후 가티나라 주교에게 피정 동안 자신이 쓴 회칙을 보내면서 그 '서문'으로 붙여 쓴 자전적인 기록을 통해서 이 체험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이를 '회칙 서문'이라고 부른다.)십자가의 성 바오로는 1720년 어느 늦은 여름날 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카스텔라죠에서 있었던 내적 체험에서 장차 자신이 설립할 수도회의 수도자들이 입을 옷에 대해 영감을 얻는다. 당시 그는 영성체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마치 기도하는 것처럼 내적 평안 중에 있었고, 내적으로 하느님과 깊은 일치에로 들어올려진 상태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 바로 자신이 검고 긴 수도복을 입고 있는 것을 마음의 눈으로 보았는데, 가슴에는 하얀 십자가가 있고, 그 십자가 밑에 하얀 글씨로 예수님의 이름이 씌여져 있었다고 한다. 일부 전기에는 이를 일종의 '환시'라고 표현하고 있으나, 십자가의 성 바오로는 명백히 그것이 눈으로 본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본 것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 그는 동시에 '이것은 순수하고 흠없는 마음이 어떻게 예수님의 거룩한 이름을 간직해야할 것인지를 표시한다' 라고 하는 내적인 소리도 들었다. 십자가의 성 바오로에게 이 체험은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확신하고 구체화하는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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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도복과 고난회 표지의 의미 


모든 수도자들에게 수도복은 하느님께 축성된 자임을 의미하는 중요한 상징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하나의 복장으로서 수도복의 상징과 의미도 변화되고 있지만, 그 변화는 시대의 흐름에 맡겨져서는 안되는 일일 것이다. 수도자로서의 내적 헌신과 하느님 축성의 외적 표지로서 상징성은 수도자들 스스로 찾아내고 만들어가야 하는 일일 것이다. 예수고난회 수도자들에게 수도복은 단순히 수도자로서의 표지 만이 아니라, 또다른 고유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자신들이 헌신하고자 하는 고유한 삶의 양식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그것은 십자가의 성 바오로가 불리운 삶, 곧 '참회의 생활'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수도복에 관련된 체험과 더불어 그의 수도생활은 비로소 구체화되었다. 창립자가 들은 마음의 소리에 나타난 것처럼, 수도복은 예수님의 거룩한 이름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영혼의 삶의 양식을 드러낸다. 이것은 그의 첫 체험, 곧 엄위하신 하느님 앞에 자신의 미소함을 깨달음으로써 내디딘 '참회의 생활'이 구체화되는 방식인 것이다. 그 구체성은 수도복이 당대에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흔한 옷감(arbagio)으로 만들졌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검은 수도복은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하고 관상하는 내적 삶의 태도를 구체화하는 상징이다.


이미 체험에 대한 기술에서 드러난 것처럼, 처음에는 수도복에 현재의 표지를 달지 않았다. 고난회 표지의 최초의 모습은 수도복 위에 새겨진 '십자가'와 '예수님의 이름'이었던 것이다. 1741년까지 십자가의 성 바오로는 자신의 수도복에 아무런 표지도 달지 않았고, 오로지 고난을 기억하고 그것을 살라는 초대인 검은 옷 만을 입었다. 표지가 "IESU XPI PASSIO"라는 눈에 띄는 문장과 함께 도입된 것은 1741년 회칙 개정 때였다고 한다. 


  • '하얀 색의 십자가'는 이 표지를 착용한 수도자의 마음이 예수님의 십자가에 봉헌되었으며, 항상 그 십자가의 발치에 머무를 것임을 고백하는 의미이다. 
  • '흰 심장'은 예수님의 고난을 항상 간직할 수도자의 순결한 마음을 상징한다. 
  • '못 세 개'는 예수님의 고통과 그분의 고난에 참여하는 모든 이의 고통을 상징한다. 
  • "IESU XPI PASSIO" 이란 문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이란 의미이다. 


3. 전통적인 표어 : "예수 고난의 신비가 우리 마음에" 


이 표어는 역사적으로 1736년 8월 9일 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십자가의 성 바오로가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것인지는 뚜렷하지 않지만, 십자가의 성 바오로가 그의 생애 동안 내내 사용하다가 우리에게 가보로 전해 준 것은 분명하다. 이 전통적인 표어는 고난회 표지의 발전과 같은 역사적 맥락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즉, '십자가와 예수의 이름' 뿐이었던 것이 가슴에 하나의 상징인 표지로 발전하는 맥락과 '고난 기억'의 정신을 '마음'에 새기고자 하는 다짐은 십자가의 성 바오로의 영성의 핵심을 드러낸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고난의 기억은 표지에 상징화된 고난이 우리 마음에 새겨짐으로써 완결된다. "신실한 사람들의 마음에 고난의 헌신을 진작시키는 것"이 된 고난회원들의 네 번째 서원이 되는 근거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주로 "예수 고난의 신비가 우리 마음에"란 표어와 "예수 고난의 신비가 우리 가운데"란 표어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표어는 정신과 의미를 함축하는 글귀이다. 그 역사와 뿌리를 아는 일은 이를 더 풍요롭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