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라일락

by Paul posted Apr 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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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Carl Gustav Jung) 이 처음으로 자신의 심층 심리학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시도였던 책, “인간과 그의 상징” 에는 교수와 거위농장의 예를 통해 무의식이 냄새에 의해 활성화되는 이야기가 있다. 맛이나 향기, 그런 의미에서 음식은 까맣게 잊고 지내던 그리운 일이나 가슴 아팠던 일들을 떠올려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등공신이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식탁에서 예수를 알아본 것도 무리가 아니다^^ 임어당은 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腹心이라는 말까지 동원하지 않는가! 부활 이야기에는 솔잖게 음식이 등장한다.


나에겐 영산홍의 현란한 색과 수수꽃다리라 하는 라일락 향기가 그렇다.  부활한 예수를 만났던 제자들은 사도 바오로를 제외하면 모두가 다 예수와의 추억이 서린 상황, 당시에는 진가를 모르던 상황을 무의식 깊이 간직하고 있었을 것 같다.


무의미하게 무의식속에 묻혀있던 오래 전 그날의 만남이 제의미를 되찾던 날, 제자들은 다시금 예수를 만나게 됐을 것이다.  우리는 복음을 통해 듣고 알았던 이야기의 의미를 성령과 체험을 통해 깨닫게 될 때, 우리도 토마스같이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게 될 것이다.


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