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파보 바이러스

by 후박나무 posted Nov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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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후 평소처럼 그러나 평소와는 다른 마음으로 우이령을 오르다. 유대인들이 바빌로니아로 끌려가서 “바빌론 강기슭 거기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며 눈물졌노라” 하듯이, 살아생전 재롱을 부리던 아미를 생각하며 걸었다.

 

파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을 알고 입원치료한지 나흘, 병세가 호전되는듯하더니, 어제 오후병원에서 갑자기 전화가 오다. 전해질 치수가 많이 떨어지고 위험하니 와보라고. 아미는 어제 저녁 그렇게 2달 남짓의 짧은 생애를 보살핌 속에 마쳤다. 회자정리(會者定離)이니 이자정회도 가능하겠지! 그것이 사람이든 미물이든 생명과 맺은 인연이 다할 때는 어찌할 수 없는 회한(悔恨)이 따른다.

 

매사에 감사하라! 오늘 복음이다. 인식론적인 전환이 일어날 때 새로운 세상도 창조된다. 도저히 지금의 상태로는 감사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감사할 때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열리나보다.

 

Credo ut intelligam 끄레도 웃 인뗄리감은 “이해하기 위해서 나는 믿는다” 라는 라틴어로 캔터베리의 안젤름이 한 말이다.“ 아미가 떠나면서 이미 있는 인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