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등잔 밑

by 후박나무 posted Apr 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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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도착한 토요일에는 수도원에서 자고, 어제 명상의 집으로 내려오다. 만개했던 벚꽃이 지고 있다. 진달래, 개나리 등은 벌써 졌고 영산홍이 몽우리를 터뜨리고 있다. 직시를 많이 한 덕에 라일락과 영산홍이 전처럼 나를 흔들진 못한다.

 

자격지심(自激之心) 은 상대를 괴물로 만들 수도 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것이 인지상정이긴 하지만 그럴수록 있는 그대로 보아야한다. 그런 주인의식이 있을 때 측은지심도 생기고 입장도 바뀌게 된다.

 

나르듯 향유 이야기는 많이 용서받은 사람이 더 고마워한다는 실증이다. 그리고 이 여인 마리아 홀로만이 지금이 어느 때인지를 알고 예수의 장례를 준비한다. 그럼으로써 이 여인도 니고데모나 예리고의 맹인처럼 숨어있는 진정한 제자대열에 든다.

 

예전의 연례피정과는 달리 우리 회원들이 강의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같이 사는 형제들의 영성을 새삼 접하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