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갈릴레아로 가서 다시 시작하라!

by 후박나무 posted Apr 2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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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이 조금 넘게 광주 수도원에 머물다 오다. 그동안 성. 삼일 전례와 연례피정 강사도 하고! 아무리 KTX를 타고 다닌다 해도 여행은 여행인가보다. 차를 타는 시간은 단축될지라도 몸이 받는 피로감은 동일한 것 같다. 21일 상경한 후 22일 다시 아산병원까지 다녀오니 몸이 받는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과했나보다. 약속시간에서 3~40분 더 기다리다 정작 의사를 만나면 2~3분 이야기하고 나오니 웃기는 구조다. 환자들이 대형 종합병원에만 몰리니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지옥 같은 시스템 속에 모두가 다 희생자가 되어간다. 그래도 나름대로 돌아가는 것이 신기하기는 하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메시지가 복음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올해 나의 처지에 맞는 부활메시지는 마태오 복음의 메시지다. 마태오도 마르코 복음의 스케마를 따라 나사렛-갈릴레아-유다-예루살렘 이라는 단 한 번의 여정을 설정한다. 제자들은 불림을 받고 예수를 따라 이 길을 가며 노상에서 우여곡절을 격기도 하고 제자로서 교육도 받는다. 그러나 정작 예루살렘에 도착한 후 모든 제자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예수를 배신하고 달아난다. 부활하신 예수는 자기혐오와 좌절, 낙담에 빠져있을 제자들에게 ‘갈릴레아에서 만나자’ 는 말씀을 전한다.

 

갈릴레아는 그들이 처음 예수님을 만나 청운의 꿈을 품고 모든 것을 버리고 따라 나섰던 첫사랑의 장소이다. 지금 비록 실패했지만 전에 시작했던 일을 다시 해보지 않겠느냐는 초대다. 내가 너희들과 함께 하겠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