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물처럼 바람처럼

by 후박나무 posted Apr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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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밤 10시경 동기인 마티아 수사의 어머님이 선종하셨다. 3주전부터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갑작스럽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부고를 듣게 되는 마음은 헛헛하다.

 

평생을 동굴에서 한 방향만 보도록 묶여 생활한다는 플라톤의 비유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적절해 보인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돌아가는 똑같은 일상의 반복에서 탈피하는 일은 부활이라 일컬을 정도로 어렵다.

 

형제들이 중국으로, 장례식장으로, 본당미사로 다 뿔뿔이 흩어져 새벽에 혼자서 미사를 드리다. 다시 태어났던 일도 너무나 먼 과거의 일이 되었다.  전혀 생각지도 기대도 하지 않다가 무상으로 새 생명을 받았듯이 성령은 그렇게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 오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