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레 그러니까 9월 20일 금요일 오전 11시에 양우철 야고보 수사가 정순택 베드로 주교님으로부터 사제서품을 받는다. 수도회의 사제서품식이 얼마만인가……. 또 다음의 서품식까지는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그래도 강은 흐른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이!
서현승 신부님의 권유로 고난회 홈페이지에 “복음사색” 이란 코너가 만들어진지 3년이 넘었다. 교회 전례력으로도 한 사이클을 마친 셈이다. 관심 있는 분들이 복음사색에 썼던 글을 모아 3권의 책으로 발간도 했다. 이제 그것으로 삶의 한 국면을 마무리 짓고 싶다. 나날이 쇠해지기도 하거니와, 자신만을 위한 비망록이라도 형편닿는데로 쓰고 싶다. 레마르크는 “사람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를 때만큼 멀리 갈수는 없다” 고 했다. 한 세상 사는 일이 어느 것 하나 처음 겪는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늙는 일은 매우 낯설다. 이제 눈 먼 소경으로 남들이 허리에 끈을 매고 끄는 대로 가며 격게 되는일을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시야로 들여다보며 한 세상 살았던 의미를 찾아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