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7주간 목요일

by 언제나 posted Oct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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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주간 복음을 이해하고 심화하기 위해서 그 주일 복음과 연결해서 바라보고 살아가는 영성적인 습관이 복음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번 주일 복음의 핵심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 월요일은 <‘그렇게 하여라.’는 말씀에 담긴, 믿음은 사랑으로 살아감> 그리고 화요일엔 <좋은 몫은 바로 예수님의 발치에 머물고 들음> 수요일은 <참 기도에 대한 가르침> 그리고 목요일 복음에선 <기도의 자세>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결국 믿음과 사랑의 삶 그리고 기도생활은 바로 그리스도인의 삶, 영성의 바탕이자 초석이며 이는 분리할 수 없는 하나 곧 예수님의 존재였고 삶이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분을 믿고 따르려는 그리스도인 우리에게 이런 영성의 단련이 필요합니다. 비록 작지만 작지 않은 주님께 대한 믿음에서 사랑의 실행이 나오고 그 모든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모든 것의 답이며 열쇠이신 주님과 인격적이며 사랑의 관계인 기도가 그 원천이며 바탕이라는 것입니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기도에 우리를 참여하도록 <주님의 기도>를 가르치셨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당신과 함께 아빠 하느님께로 우리를 이끌고, 우리가 아버지의 자녀로서 아버지의 뜻을 이 땅에서 살아가도록 힘을 주시고 그에 필요한 일용할 양식(=영적 양식 포함)을 주시며 아버지의 형제로써 서로 용서하며 유혹에 빠지지 않고 살아가도록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선, 아버지의 자녀로써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아시고 계신 아빠 하느님은 우리의 청함을 즐겨하시고 간절히 원하십니다. 그 까닭은 바로 우리의 청함은 단지 어떤 그 무엇을 청하는 것만이 아닌 바로 아빠 하느님을 아빠로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아빠 하느님의 마음을 아시기에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Lk11,9.10) 정말이지 우리의 청함과 찾음과 두드림을 기다리시는 아빠 하느님을 알고 계신 예수님은 <친구의 청을 들어주는 사람의 비유>(11,5~8)를 통해서 간절하게, 끈질기게 귀찮을 정도로 집요하게 기도하는 이에게 아빠 하느님은 참지 못하시고 응답해 주신다는 사실을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는 표현에 이미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아빠 하느님에 대한 확신이며 이런 확신에서 우리가 아빠 하느님께 기도하기를 바라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얼마나 은혜롭고 고마운 말씀입니까?

 

이렇게 우리가 말(=청함)과 몸(=찾음)과 그리고 가슴(=두드림)으로 아빠 하느님께 간절하게 기도할 때 우리는 놀라운 변화를 체험하고, 이 변화가 우리로 하여금 <내가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그리스도의 영을 통해 ‘우리를 대신하여 아빠 하느님께 간구해 주심’을>(로8,27참조)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 때 아빠 하느님께서는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11,13)고 예수님께서는 아빠의 참 마음을 가르쳐 주십니다. 아빠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청하는 세상적인 어떤 그 무엇을 주시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더 좋은 것>(Mt7,11) 곧 <성령>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주실 성령은 바로 예수님의 강생에서 부활의 여정 가운데서 함께 하셨던 영이며, 그 영은 바로 아버지의 영이며, 그 영을 우리에게 주시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그 영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이 우리의 아빠이시며, 그 영을 통해서 비로소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참으로 알게 되어 예수님을 주님이시라 고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빠 하느님, 저희에게 사라지고 마는 세상적인 어떤 그 무엇보다도 당신께서 주시길 바라시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