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요일

by 후박나무 posted Apr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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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 더 연장되었다. 정부정책과 온 국민의 보건을 위해 본당차원의 성. 삼일 전례나 부활절 미사는 없으나, 관구는 서울 수도원에 모여 전례와 부활절 회합을 하기로 하다. 서울 명상의 집 리모델링이라는 현안도 전체 회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에 겸사 관구모임을 갖기로 한 것이다. 화요일 저녁까지 모두 모인 형제들은 수요일부터 회의와 전례를 시작했다.

 

어제 만찬 미사후 게세마니에서 자신의 운명과 마주하며 피땀을 흘리던 예수와 한 시간 만이라도 함께 있고자 형제들은 교대로 밤샘기도를 했다.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단말마의 비명속에 비참하게 죽어가던 장면과 그 죽음의 의미는 이사야 53장의 ‘야훼의 종의 넷째 노래“에 잘 나타나있다.

 

고난받는 야훼의 넷째 종이 마침내 그 모든 고난이 끝나고 맑고 헌거롭게 현양되듯이, 오늘 성. 금요일 아침기도중 2번째로 바친 하바꾹의 찬가도 먼저 주변 제국들의 억압으로 인한 암담한 현실을 묘사한다. 오고가는 제국들의 흥망성쇠를 통해 백성들의 삶은 시달리지만, 그것은 궁극적으로 한 억압자를 다른 억압자로 바꾸는데 지나지 않는다.

 

하바꾹 예언자는, 이렇듯 암울한 현실속에서도 진정한 변화에 대한 믿음을 갖고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세계의 도래를 노래한다.

 

“의로운 사람은 그의 신실함으로 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