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by 언제나 posted Nov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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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라고 묻고 있는 곳은 서울 가는 버스 안입니다. 지난 금요일 성모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기에 병원에 입원하러 가는 길입니다. 지난 1977년 수련기 동안 심장 질환이 발병해서 3주 동안 명동 성모병원 입원과 중환자실에 지낸 이후 지금껏 6차례 페이스메이커(심장박동기 교체, 평균 7년 반마다) 교체 수술과 시술, 1차례 심장 오픈 수술, 스텐트 시술 그리고 이번에는 <전극 도자 절제술:부정맥>을 받기 위해 입원합니다. 이쯤 되면 저 또한 이사야가 말한 것처럼, <나는 고통의 사람이며 병고에 익숙한 사람이다.>(53, 3참조)고 하겠죠. 하지만 그에 비례해서 저는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토요일 저녁 어느 형제가 <수술 전 무섭지 않나요?>라고 묻더군요. 무서움은 전혀 없지만, 불편함의 불편한 느낌만이 가득합니다. 잠시겠지만 일상의 불편함을 또 겪어야 한다는.... 이 또한 내가 짊어져야 할 짐이자 십자가이긴 하지만 또 다른 신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축복이자 은총이라고 봅니다.

“죽었다 살아난 사람만이 지금 주어진 삶이 덤으로 주어진 것이고 은총이라는 사실을 안다.”고 하듯 저 역시도 처음 수술을 받았을 때 같은 은총을 체험했습니다.

만약에 제가 수도자가 아니 되었다면 저는 지금 이렇게 숨 쉬며 살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도와 주신 분이 있고, 간호해 줄 가족이 있으며 또 기도해 줄 여러분이 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입원하렵니다.

 

오늘 복음의 가난한 과부의 마음과 욥의 기도처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 돌려드리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욥1,21)

 

27일 금요일 퇴원 예정입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