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dwig van Beethoven - the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

by 후박나무 posted Nov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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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XdQDarJrqk0

 

Beethoven: Violin Concerto - Lisa Batiashvili✧Zubin Mehta✧Israel Philharmonic Orchestra

 

Ludwig van Beethoven - the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

 

로마에서 처음 감동적으로 들은 이후 비슷한 감동을 느끼기는 처음이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61 번을 참 여러 연주자와 필하모니의 조합으로 들어봤는데, 어느 조합에서도 처음 느꼈던 순수함, 담백함, 맑음에 버금가지 못했는데....오늘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기교보다는 담백함과 솔직함이 근간이 되는 연주를 들었다. 무엇보다 연주자의 혼을 담은 모습과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진지함이 전해져 왔다.

 

나에게는 이 콘체르토중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 나오는 3악장 Rondo, 이 연주에서는 37분 17초에서 38분까지, 그 부분을 어떻게 연주하는지가 독주자나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다. 이 콘체르토를 연주한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많지만 너무도 많은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그저 음표만을 번역해내는 기술자들이다.

 

악보란 작곡자가 들었던 그 지고한 음을 가리키는 손가락이거나 근사치에 불과하므로 손가락이 가리키는 실체에 대한 체험이 없는 연주자의 음은 감동이 없기 마련이다. 오랜만에 조미료로 범벅을 한 음식만 먹다가 자연의 맛을 그대로 간직한 음식을 먹은 기분이다.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 달의 마지막 날이다. 이런 굉장한 연주도 허공으로 흩어져 사라져 버리는 듯해도 누군가의 가슴에 화살처럼 꽂혀 오래 남을것이다.

 

그 말도 이야기도 비록 소리 없어도

그 소리 온 땅으로 퍼져나가고

그 말은 땅 끝까지 번져 가도다

 

롱펠로우의 시도 같은 맥락의 여운을 준다

 

화살과 노래 - 헨리 워즈워드 롱펠로우

 

나는 허공을 향해 화살을 쏘았네

그러나 화살은 땅에 떨어져 찾을 수 없었네

빠르게 날아가는 화살의 자취

그 누가 빠른 화살을 따라갈 수 있었으랴.

 

나는 허공을 향해 노래를 불렀네

그러나 내 노래는 허공에 퍼져 간 곳을 알 수 없었네

그 누가 예리하고도 밝은 눈이 있어

날아 퍼져간 그 노래 따라갈 수 있었으랴.

 

세월이 흐른 뒤 고향의 뒷동산 참나무 밑둥에

그 화살은 부러지지 않은 채 꽂혀 있었고

내가 부른 노래는 처음부터 마지막 구절까지

친구의 가슴 속에 숨어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