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오늘, 지금!

by 후박나무 posted Feb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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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수 있으면 가급적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다보니 나도 조르바처럼 매일매일의 일출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에 대한 감각이 생겨난다. 그것은 만물의 창조가 언제나 영원한 오늘 지금 새로이 시작됨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다.

 

오늘 일출은 오래 전 아마 88년 1월 설악을 등반할 때 만났던 한 사람을 떠오르게 한다. 그 날 새벽도 오늘처럼 엄청 추웠다. 하물며 거기는 1000 미터가 넘는 고지였으니……. 당시는 아직 국립 산장(중청 대피소)이 지어지기전이라 개인소유의 희운각 산장만 있었다. 전날 희운각에서 일박을 하고 일찍 산장을 떠나 공룡능선을 따라 하산을 하던 길에 인기척을 느끼고 주변을 돌아보니 사진기사 한분이 동해의 일출을 찍고자 그 추위를 견디며 대기 중이었다. 그 추위 속에 기다린 시간만큼, 그가 참아내야 했던 그 아픔만큼 그의 사진은 아름다웠으리라! 마치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참교육을 시키듯이, “네가 그를 위해 쏟은 정성만큼, 들인 시간만큼, 아파했던 만큼 그것은 소중한 것이 된단다.”

 

소소한 하루하루의 일상이 역사가 되고 고백록이 되고 자서전이 되기도 한다. 아니 이 모든 것이 소소한 일상사다. 창세기를 보면 알게 되듯이 세상의 창조에 대한 이야기는 소소한 부족들의 일상사이기도 하다. 다마스쿠스로 가든 사울이 겪었던 눈부신 회개의 체험도 긴 삶을 돌아보면 하나의 일화로 그 흔적을 남긴다. 하느님은 천지창조 이전부터 그가 어미 배속에서 형성되기 이전에 그를 부르신 것이다. 나하고는 적어도 40여년 차이가 나는 고난회 신학생들이 어제 방문을 왔다. 광주 신학대학에 다니니 서울 사는 선배들과는 자주 못보기 때문이다. 이렇듯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일들이 훗날 중요한 역사적 포인트가 되기도 하리라. 자판치기가 힘이 드니 그만 줄여야겠다.

 

이사야 49 8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은혜의 때에 내가 너에게 응답하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 내가 너를 빚어내어 백성을 위한 계약으로 삼았으니 땅을 다시 일으키고 황폐해진 재산을 다시 나누어 주기 위함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