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고의 성모의 가브리엘 돌로라따 축일!

by 후박나무 posted Feb 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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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하신 박 도세 신부님이 그토록 내게 주고자 하던 가브리엘 포센티 축일이다. 결국에는 신학생들의 주보성인인 ‘통고의 성모의 가브리엘’이 수도명이 되었다. 덕분에 모든 수도자의 축일이 되면서 자연히 나의 고유한 본명축일은 사라지게 된다.

 

그동안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기도 한데다가 여러모로 몸과 마음이 아팠다. 날이 차니 자연히 몸의 움직임도 둔해지면서 불면의 밤도 많아지고. 그동안 침묵피정에 참가했던 교우로부터 침구사를 소개받았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가서 그런지 침은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 침을 몸의 앞부분에, 두 눈의 사이부터 시작해서 양팔과 가슴 배 다리 정강이 발등에 꽂은 채로 20분가량 그대로 두었다가 뽑았는데 걸음걸이가 달라졌다.

 

내가 느끼는 자각증상으로는 파킨슨에 걸린 후 처음으로 걸으면서 걸음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말하자면 일시적인지는 몰라도 자율신경이 회복되어 발이 비틀린 채 땅을 딛지 않았다. 건강할 때의 걸음걸이와 같이 비교적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관건은 침을 계속 맞으면 치료가 되는지 여부와 치료가 안 된다 할지라도 한번 침을 맞으면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의 여부다.

 

지난주 토요일부터 이제껏 4회를 맞았는데, 침 때문인지 생활도 많이 달라졌다. 어떻게 보면 더 무질서해진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새벽에 잠들어도 일찍 깨던 내가 늦잠을 자기도 하는 것이다. 걸음걸이는 자연스러워졌어도 걸을 수 있는 거리는 역시 제한이 있다. 발병했던 7년전만 해도 우이령까지 갔다고 돌아올 수 있었는데 이젠 30분 걷기가 힘들다. 서글프지만 이것도 늙어가는 길의 연장선상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본명축일을 맞아 멀리 독일에서 서 수녀님이 메시지와 사진을 보내왔다. 오랜 세월 한결같음이 마음에 새겨진다.

 

https://youtu.be/mv9UdtFep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