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루카 12, 35 – 40

by 이보나 posted Jan 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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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1월 1일, 설날을 맞아 여러분 가정에 주님의 축복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어떻게 설날 아침, 기쁨과 희망을 안고 깨어나셨나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거리두기를 시행하지 않는 설날 연휴를 맞게 됐습니다. 코로나 상황을 제외하고는 예전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명절처럼 느껴집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았지만, 힘들고 묵은 것 다 내려놓고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설날을 만끽하길 바랍니다. 주님은 언제나 ‘당신의 이름으로 남에게 축복을 빌어 주는’ 우리의 마음을 보시고, ‘당신 얼굴을 보여주시고 은혜와 평화를 내려 주시리라 믿습니다.’ 2023년 계묘년 새해에는 검은 토끼의 지혜를 발휘해서 정부나 우리 가정 모두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하는 해가 되길 바라며, 예전처럼 다시 일상을 회복해서 평범하지만 만나고 싶을 때 만나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하면서 건강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런 날은 기어이 오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예년과 달리 올 한해 ‘주님께서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깨어 준비하며 살아갑시다! 

새해 첫날 이렇게 새로운 마음과 새해 각오를 잘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코로나 펜데믹 상황도 종식되어 분명 좋은 날, 행복한 날은 올 것입니다. 삶이란 자연의 리듬이나 움직임처럼 밝은 날과 흐린 날이 교차하고, 기쁜 날과 슬픈 날이 번갈아 가면서 다가오기에 씨줄과 날줄을 어떻게 잘 엮고 짜느냐가 우리네 인생살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은 단지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엄마가 늘 했던 표현입니다. 이를 잘 표현한 노래가 바로, 차지연이 서편제에서 노래했던「살다보면」이란 노래입니다. 『돌아가신 엄마 말하길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 말 무슨 뜻인지 몰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같아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중얼거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이 말이 사실 무슨 뜻인지 모르면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난 지금에야,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말이 이제 피부로 와닿고 위로가 되며 힘이 납니다. 왜냐하면 등을 쓰다듬으면서 속삭이는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말이 우리 모두의 엄마가 우리에게 보낸 위로이며 격려의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야고보의 말씀처럼 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4,14) 그러기에 우리는 매일 매일 우리가 살고 있고 일하는 곳에서 주님 뜻대로 충실히 해야 할 바를 하면서 살아가면 됩니다. 오늘이 어제처럼, 오늘이 내일같이 살다 보면, “사람의 아들이 올 것입니다.“ (12, 40)

아인슈타인은 인생을 살아가는 2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기적이 없다고 믿는 사람과 모든 게 다 기적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그리스도인은 모든 것이 다 기적이라고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을 깨어 살아가려는 그리스도인에게는 모든 것이 기적과도 같은 경이로움으로 다가옵니다. 살아 있다는 자체가 바로 기적입니다. 지금 사랑할 가족과 함께 살고 있고, 내가 왜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달았다면 삶이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기적이라고 느끼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 큰 것이 아닐지라도 작은 것에 자족하고 만족하면서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되찾고 누리는 한 해가 되었으면 싶습니다. 

오늘 설을 맞아 다시 듣는 하느님의 메시지는 민수기의 “축복을 빌어 주어라!”(6, 22~27)는 말씀입니다. 올 한 해 우리 모두 주님의 축복받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먼저 축복을 빌어 주는 사람과 삶을 살아가도록 다짐합시다. 사실 우리는 주님의 축복을 충만하게 받고 싶어 하는데, 그 축복을 더 많이 받는 방법이란 ’주님의 이름으로 남에게 축복을 빌어 주는 것‘입니다. 축복을 빌어주는 만큼 축복을 더 받으리라! 이런 점에서 저부터 먼저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을 위해 축복을 빌며, 주님께서 축복을 가득 내려 주시도록 기도하겠습니다. 축복을 빌어주는 삶을 살려는 우리 모두에게 축복을 빌어주는 만큼 주님께서 “당신 얼굴을 보여주시고 은혜를, 평화를 내려 주시리라 믿습니다.”(6, 25.26) 올 한해 서로서로 축복을 빌어주는 사람들이 되고, 축복받는 삶을 살아간다면 코로나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만 머지않아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세상을 곧 만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울러 이런 삶을 살아가노라면 주님께서 오늘 복음(12, 35~40)에서 약속하신 것처럼, 그 언제가 곧 이곳에서든 저곳에서 “당신께서 띠를 매고 우리를 식탁에 앉게 한 다음, 우리 곁으로 오시어 시중을 들어 주실 것입니다.”(12,37) 이게 바로 기적이며 행복입니다. 그런 날은 기어이 오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올 한해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깨어 살아갑시다! 세상적인 욕심 내려놓고, 이기적인 자신으로부터 깨어나서 남을 자신 보다 낫게 여기며 살아갑시다. 또한 서로 격려하며 위로하고 가족이나 동료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면서 살아갑시다. 새해 첫날 축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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