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회한과 반성

by 후박나무 posted Sep 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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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꼬박 새우는 일이 이젠 낯설지 않다. 더불어 양인자씨의 ‘타타타’ 가사도 자주 입에 오른다, 무슨 시편구절처럼^^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거지 그런거지.”

 

사람이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며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고 또한 나의 삶에서 후회로 남는 것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인간들은 자기 삶의 어느 일정한 시점이 되면 가던 길을 멈추고 한번쯤은 자기가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게 되고 자기 내면과 조용히 대화를 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살아온 날의 회한과 반성은 찻잔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다 사라져 버리는 김과 마찬가지이지만 작업을 하는 자의 회고는 자기의 독특한 방법과 형식을 통해 세상에 남겨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것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자서전’이고 위대한 사람의 자기 회상은 누구나 한번 경험해 보고 싶어 한다 – 괴테가 말하는 괴테 이야기.

 

대나무 십자가의 이미지와 함께 서품상본에 들어갈 말씀은 이사야의 인용인 루카 4장을 택했었다. 18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19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호랑이를 그리려다 실패해도 고양이는 그릴 수 있게 애시당초 큰 꿈은 꾸지도 않았다.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 낱낱의 나날들은 손에 쥔 모래처럼 연기처럼 아니면 찻잔에 피어오르는 김처럼 사라져버리고 회한만 남는 것일까

 

별을 따라 길을 나섰지만 별을 잃어버리고 온갖 엉뚱한 곳 천지사방을 헤맸던 넷째 왕처럼 스스로의 삶이, 메시아를 만나고 알아보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었음을 납득하는 삶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