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계속 내리는 중에 어제는 임종 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활동을 사도직으로 하는 강릉 갈바리 의원에 다녀왔다. 수녀님들과 회원들을 위한 미사를 드리고 영진의 보리밥집에서 점심을 같이 먹다.
두보의 춘망이나, 아담과 이브의 설화에서 보는바와 같이 자연의 일부이면서 아닌 듯 살던 생활이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야 할 때 그 과정을 함께 해주고 도와주는 호스피스 사목. 王 이란 글자가 하늘과 땅과 사람을 하나로 이어주는 사람을 뜻하니까 블루 시스터스의 창립자 메리 포터가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태어난 것도 의미가 깊다.
다니엘과 그의 동료들은 말하자면, 살아생전에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생활양식을 고수하므로 서 타인이 보지 못하는 비전을 갖게 된다. 아마 과부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무심코 보시를 했으리라. 그리고 이런 보시는 무주상보시로서 보시바라밀이 된다. 마치 초대교회에서 네 것, 내 것이 없이 사도들 앞에 내놓고 필요한 사람이 썼던 것처럼. |
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