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성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이다. 루카복음사가는 아마도 마태오나 마르코, 요한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던 자신만의 자료가 있었나보다. 그는 이 자료를 이용하여 세자요한과 예수님이 친척관계였다고 한다. 이런 친척관계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루카는 무엇을 전하려 했던 것일까?
엘리사벳은 너무 늙은 나이에 임신을 해서 한편 기쁘고 경사스럽기도 했지만, 남 보기에 남사스러워 두문불출 했을 것 같다. 마리아가 처한 사정도 엘리사벳에 못지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처녀가 아이를 가졌으니 상황은 좀 더 어려웠을 듯하다.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쉽게 우리는 자폐증에 걸리고 만다. 외부세상은 위험하고 두려운 곳이니 문을 걸어잠그고 집안에 머무는 것이다. 예수 사후 제자들의 태도가 그러하였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어머니이자 참 제자로서 자폐에 빠지지 않고 엘리사벳을 위안하러 길을 떠난다. 다 달아나 문을 걸어잠그고 자기 한 몸의 안전을 도모하던 사도들뿐 아니라, 그 후세대의 제자들에게도 귀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