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포도나무 가지

by Paul posted May 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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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솔이 목욕을 시켰더니 날 굿이 하는지 늦은 봄비가 내린다.  이 비가 그치면 봄은 가고 초여름이 되겠지.  작년에 수도회 한국진출 50 주년을 기념했으니 벌써 11년이 지났네. 40주년 기념 영성세미나에서 “영성생활” 이란 에세이를 발표한지도!  참조: 마음에 이르는 길, pp. 3~17.

휴스턴 스미스는 자신의 저서 “세계의 종교”에서 상이한 문화와 전통에 뿌리박은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지닌 친구들을 언급한다. 휴스턴은 이렇듯 상이한 그들이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하루의 일정한 시간을 할애하여 영원과 접촉한다는 공통분모에서 찾았다.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종교나 종파에 구애 없이 하루 중 일정한 기간, 시간의 덫에서 벗어나와 영원과의 접촉을 이뤄야 한다.  존재의 근거, 생명의 원천, 모든 것이 생겨나온 그 근원과의 접속이 없으면 삶은 시들고 곧 무의미해진다.  달라이 라마는 종교의 본질을 친절이라고 했다만, 간단할 것 같은 친절이나 희생도 이 근원과의 접속이 없으면 피상적이고 또 다른 자아확대의 다른 양상이 되고 만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근원이 더 맞네, 나의 샘이 더 생명의 원천이네 하고 다투는 것 보다, 샘을 찾아 마시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강가에 앉아 강물을 나눠주는 게 더 낫지 아니한가!


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