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Children Act(아동법)

by 후박나무 posted Jun 30,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Atonement(속죄)를 쓴 이언 매큐언(Ian R. McEwan) 의 작품 Children Act(아동법)가 영화화 되어 곧 개봉한다고 하니, 작품 중에 꽤나 비중 있게 나오던 예이츠의 시와 아일랜드 민요가 떠오른다.

 

Down By the Salley Gardens

BY WILLIAM BUTLER YEATS

 

Down by the salley gardens

my love and I did meet;

She passed the salley gardens

with little snow-white feet.

She bid me take love easy,

as the leaves grow on the tree;

But I, being young and foolish,

with her would not agree.

 

In a field by the river

my love and I did stand,

And on my leaning shoulder

she laid her snow-white hand.

She bid me take life easy,

as the grass grows on the weirs;

But I was young and foolish,

and now am full of tears.

 

https://www.youtube.com/watch?v=yE1OQAoSWAU

 

take love easy,

as the leaves grow on the tree;

take life easy,

as the grass grows on the weirs;

 

나무에 나뭇잎이 돋듯

자연스럽게 사랑하고

강둑에 풀이 자라듯

삶도 그렇게 받아들이라

 

하지만, 자연과 유리되어 부자연스러운 게 자연스럽게 된 우리들은 사랑이나 삶을 그렇게 자연스럽고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잎이 움트고 자라 시들어 떨어지듯 자연스레 生老病死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흔치않다.

 

신학대학원을 마칠 때까지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을 둘 사귀었다. 광주교구 임신부, 부산교구 심신부. 임신부와 내가 한편이 되어 심신부를 핍박하면, 심신부는 “주여, 이 작자들을 용서하소서! 이자들은 자신들이 지금 무슨짓을 하는지 모릅니다.” 하곤 했다. 정말 많은 경우 우리 인간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며 한다. 아니 너무 잘 안다고 확신하며 한다. 그리하여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죄를 지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어톤먼트는 인간의 인식이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고발하는 소설이다.

 

그러기에 하느님이 어떤 사람을 불러 일을 시킬 때는 먼저 그가 자기 자신을 알게 한다. 하느님을 만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알게 되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되는 것이다. 예수의 제자들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며 이 수업을 받는다. 미션을 감당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다.

 

엘리야는 호렙의 동굴에 머무르며 새로운 자기이해를 통해 사람들 사이로 내려와 후계자를 새우는 미션을 받는다. 불타는 가시덤불에서 하느님을 만나 미션을 받는 모세의 소명사화와 비교해보면 상징을 통해 점차 자신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는 부르심의 내면성이 훨씬 정교하게 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