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일류신

by 후박나무 posted Aug 2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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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 사나운 날씨탓인지 많이 힘들었다. 몸이 성치 않은 탓에 죽음을 자주 가까이 느낀다.

 

고통의 와중에 서 있노라면

고통은 사라지고 사는 것만 남을 뿐.

 

광풍에 휩쓸리고 찢기는 나뭇잎처럼, 곤경과 고통 앞에 산란해져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을 수없이 격은후 비로소 군더더기는 가고 알맹이만 남는다. 그때 우리는 이사야의 말씀에 수긍한다.

 

“마음을 돌려 진정하는 것이 구원받는 길이다.

고요히 믿고 의지하는 것이 힘을 얻는 길이다.“

 

먼저 그것이 가능할 때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도 가능해지리라.

 

PS 93년 중국 방문 때 베이징에서 비행기로 4시간여 걸리는 우루무치에 간적이 있다. 비행기는 아주 낡은 러시아제 일류신 이었다. 기상레이더가 없는 고물 비행기인지라 난기류를 미리 피하지 못해 비행도중 두 번씩이나 뚝 뚝 고도가 떨어졌다. 마침 서빙을 하던 스튜어디스가 넘어져 부상을 당하고, 커피 잔과 음식이 엎질러지고 난장판이 되었다. 첫 번째는 매우 소란스런 장면이 연출된데 반해 비행기가 두 번째로 뚝 떨어지니 기내가 이상할정도로 조용해졌다. 간간이 여인들의 흐느끼는 소리만…….그때는 담담히 크게 후회할일 없이 살았다고 감사하며 기도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수도생활을 24년이나 더했지만 그때의 마음가짐만 못하다. 걸리는 것이 왜 이리 많은지! 나이 들수록 집착은 더 커지나보다.

 

그날 우루무치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을 때 기내에선 큰 박수와 환호성이 울렸다. 이제껏 국제여행을 하면서 이탈리아 사람들 외에,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박수를 치는 경우는 그 날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