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제물

by 후박나무 posted Sep 0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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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기간이 처음 계획보다 마냥 늘어나 7년이나 걸린 신설동-우이동 구간의 경전철이 어제 개통되었다. 운동도 할겸 산 아래에 내려가 보니 노인들 경노잔치라도 벌어진듯하다. 급속한 사회의 노령화가 피부에 와 닿는다.

 

몇 달 전만 해도 우리는 자주 ‘이게 나라냐?’ 하고 개탄했다. 그럴 때 우리의 마음속엔 적어도 나라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 사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사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등이 그것이다. 예수님이 비유로 들었던 하늘나라도 영원한 생명만 제외한다면 거기에서 멀지않다.

 

지금 있는 현실의 나라와 있어야 할 나라 사이의 갭을 메꾸는 것은 ‘희생제물’ 밖에 없다. “여우도 굴이 있고 제비도 새끼 두는 둥지가 있사와도, 제게는 당신의 제단이 있나이다.” 메시아 아니라 메시아 할아버지가 와도 다른 수는 없다. 자기를,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자기를 제물로 바치는 희생이다.

 

이것이 십자가의 의미이며, 예수를 따른다는 사람이 져야 하는 십자가의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채워 못 다한 사회변화를 계속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