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나날들이 지나고 일상인 연중 1주일이 시작 된지 벌써 6일째다. 삶의 리듬은 일상으로 복귀하였으나 나는 아직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성무일도나 미사 참례도 여의치 못하니 말이다.
구시대의 막차, 새 시대의 첫 차 라는 말이 있다. 사울이나 세자요한은 전자에 그리고 예수는 아마도 후자에 속할 것 같다. 돌아보면 아비멜렉이란 엉터리 왕을 제외하면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인 사울은 비극적인 운명을 피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신정에서 왕정으로 옮아가는 과도기, 지파 중에서도 가장 세력이 작은 지파 출신. 이런 환경에서 강력한 외적을 상대해야 하는 왕노릇은 그야말로 신경증을 유발시켰을 것 같다. 세자 요한의 입지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새 시대의 첫차 역할도 만만치 않은 건 마찬가지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묵은 포도주에 길든 사람이 입맛을 바꾸기는 지난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