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인드라망의 보석

by 후박나무 posted Mar 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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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가 조금 너머부터서 빗소리가 들리더니 물오른 나뭇가지의 새움마다 영롱한 물방울이 보석처럼 맺혔다. 좋은 이야기란 인드라망의 보석처럼 부분이면서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리라.

 

그런 물방울 몇 개가 반영하고 있는 세상을 들여다 보다. 빗소리와 함께 ‘쉘부르의 우산’을 듣다. 가난한 젊은 남녀의 사랑과 피치 못할 헤어짐, 그리고 기다리겠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 그런 현실의 부조리 불평등을 삶이 원래 그렇다는 C'est la vie 한마디 체념으로 얼버무리듯 수용하려는 시도. 거기 비해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누구의 탓도 아니야’ 는 훨씬 더 깊이 삶을 이해하여 수용하고 화해한 발언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후자는 불교의 業 사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나미야 잡화점도 우연이란 없고 모든 것은 필연이라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태생 소경에 대한 짧은 에피소드는 예수가 삶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했는지를 반영하는 인드라망의 보석 한 알이 아닐까. “저 사람이 소경으로 태어난 것은 저 사람 탓도, 부모의 탓도 아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다.” 살아가는데 치명적인 약점이 무려 하느님의 영광이 된다고? 人生萬事 塞翁之馬의 처세가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