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한 정책 중 하나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사람은 일을 통해 자신과 가족부양은 물론이고 자기개발과 공동체에 헌신하므로 건강한 자존감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실업이란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것뿐 아니라 종국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마저 잃어버리게 되는 무서운 상황이다.
좋은 일자리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그리고 하고 있는 일이 부합하는 일이지 싶다. 거기에 납득할만한 보수도 주어진다면 錦上添花이고.
역사적으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남들과 달리 뚜렷한 자기정체성을 갖고 이 세상에서 자신이 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확신하고 거기에 매진한 이들이다. 자신의 소명에 대한 남다른 확신을 두드러지게 강조하기 위해 , 유년시절의 특별한 태도로, 다시 태몽으로, 급기야는 천지창조 이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구약성서의 소명사화를 보아도 이런 모습이 뚜렷하다. 하느님을 만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이며 그 결과 자기가 누군지 알게 되면서 자신의 생애를 바쳐 해야 할 바를 알게 된다. 대개 하느님의 소명을 받은 예언자들은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소명을 거부하고자 하나, 소명의 거부는 결국 자기부인일 수밖에 없으므로 마침내 받아들이게 된다.
인생에도 4계가 있어, 젊을 때 받았던 소명도 세월이 가며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 세자요한도 자신이 받았던 소명에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도 옥에 갇혔을 때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어 ‘오실분이 당신이신지 아니면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할지’ 묻지 않았던가. 우리들의 소명도 이런 저런 인생의 4계를 겪으며 더욱 익어갈 것이다.
남북 통일기원미사를 드리며 더 많은 사람들이 노만 맥클레인과 같은 체험을 먼저 하기를 바라다.
산 뒤로 지는 해, 마지막 빛줄기가 키 큰 나무사이로 들어와 흐르는 강물에 반사되고, 자신의 황혼과 마주서듯 어스름에 플라이 낚시를 던지는 노만. “동생도 가고 부모님도 가고, 아내 제시도 갔다. 모두 떠났다. 나도 조만간 갈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그러나 그 때 어느 한 순간 강도, 떠난 사람도, 나의 기억도 영혼도, 미래도 과거도 모두 여기 함께 흐른다.”
오늘 거의 3개월만에 아산병원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