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너희는 멈추고 나를 알라!'

by 후박나무 posted Mar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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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멈추고 나를 알라!” 우이령을 걷다가 잠시 멈추고 귀를 기울이면 계곡의 얼음 밑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유난히 춥고 가물었던 지난겨울엔 그것도 불가능했다. 입춘 그리고 경칩의 절기를 지나면서 세찬 물소리가 계곡의 잔설을 마저 녹인다. 날이 풀리니 우이령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겨우내 들리지 않던 소리만이 아니라, 겨우내 보이지 않던 사람들도 보인다.

 

멈추어야만 보이고 들리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우리 사회에는 너무 많다.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듣고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보고자 멈추는 사람은 그 역시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존재로 전락할 소지가 충분하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그것은 듣고 보기위해 우선 멈추는 행위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