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재의 수요일

by 후박나무 posted Feb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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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재의 수요일’ 이다. 재의 수요일 마다 반복하여 떠오르는 이미지는 장충동에서 가정교사로 살며 참석했던 예식이다. 왜 그럴까? 남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살던 안팎의 환경이 퍽이나 을씨년스러웠고 그것이 재의 수요일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져 궁즉통(窮卽通) 이 된 것 같다.

 

재의 수요일 아침 새삼 묻는다. 나사렛의 예수가 어떻게 인류의 구세주가 될 수 있는가? 고통을 겪고 병고를 아는 사람만이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진실인가? 나를 포함하여 우리들 대부분이 바라는 것은 손쉽게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해결사와 같은 구세주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처럼 화려한 십자가는 언제나 비참한 십자가 바로 곁에 서있나 보다. 덧없이 반복되는 나날을 지내며 과연 우리는 ‘남루한 일상이 우리를 구원하리라’고 할 수 있을까?

 

짧은 글을 쓰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오타도 많이 나 참을성이 바닥난다. 그런 지금이 은혜의 때이며 지금이 구원의 날이 되게 살아내는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