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호 아저씨’ 로 유명한 베트남 독립의 영웅 호치민 평전을 읽은 적이 있다. 내 눈을 끈 것은 뱃삯이 없어 여객선의 급사일등 온갖 궂은일을 하면서 프랑스로 갔던 일화나 그곳에서의 공산당 조직건설등 활발한 활동이 아니었다. 나의 관심은 평전에서 차지하는 분량으론 얼마 안 되는 그가 받았던 초기 교육이었다. 그도 소년시절 과거시험을 통해 관리로 등용되기 위해 유교경전을 공부했던 것이다.
베트남도 한국, 일본과 같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과거제도를 실시하였다. 유교적 가치를 현실화하기 위해 유교의 경전을 내면화하고 체득한 유학자를 관리로 선발하였고, 그들은 사제요 학자며 정치가로서 유교적 이상 국가건설에 이바지 하였다.
지금은 제도화된 교회에서도 이런 메카니즘을 볼 수 있다. 하느님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치려는 사람들을 따로 모아 교육하고 복음적 가치를 내면화한 지원자중에서 성직자들을 선발하여 하느님 나라 건설에 봉사하게 한다. 교육의 근간이 되는 경전은 물론 성서다.
예수님의 제자 선발과정을 보면 현재와는 사뭇 다르다. 마틴 부버의 용어를 빌어 말하자면 예수님의 제자선발은 훨씬 더 단순하게 나와 너라는 인격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데 비해 오늘날은 좀 더 나와 그것이란 사무적인 관계의 비중이 높아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