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순교자 대축일

by 후박나무 posted Sep 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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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유시민씨와 소설가 김영하씨등이 전주에서 여러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 중에 전동성당이 등장하였다. 등잔 밑이 어둡고 산속에서는 산이 보이지 않듯이, 교우가 아닌 외부자격인 유시민씨의 말씀이 사뭇 와 닿았다. 젊은 아가씨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성당을 배경으로 나풀나풀 다니는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도 참 많이 왔구나 하는 격세지감을 느꼈다고! 불과 100 여년전만해도 켜켜이 쌓인 신분세습이라는 구조적 모순과 남존여비의 적폐에 갇혀 고단한 삶을 이어가던 우리 할머니들은 하느님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가르침에 매료되어 생명까지 바쳤는데…….

 

샌. 프란시스코에 선원을 연 스즈키 순류선사는 자신의 저서 ‘선심초심(禪心初心)’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초심자의 마음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전문가의 마음에는 별 가능성이 없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전문가가 되어 지엽말단에 매달리던가. 대중과는 인연이 없이 현학적이 되어있는 것은 아닌지. 순교자 축일에 그분들이 과연 무엇을 위해 목숨을 버렸던가 돌아본다. 분명히 무슨 심오한 것이 아니라 매우 근본적이고 간단한 것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