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by 후박나무 posted Sep 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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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가 보도하는 예수의 공생활은 당신의 고향인 나자렛의 회당에서 이사야 61장을 낭독하면서 시작한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

 

예수를 따르기로 결심한 젊은이들이 그들의 서품상본에 많이 인용하는 성구이기도 하다. 예수도 그러했듯이 그의 직전제자도 그랬고 먼먼 후일인 지금 예수를 따르고자 하는 이들도 피해갈 수 없는 공통된 과정이 있다. 그들도 이사야가 말한 대로 기쁜 소식을 전하고 해방을 선포하는 삶을 산다면 점차 이사야 53장 ‘야훼의 넷째종’의 몰골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어제 법무부 장관 후보의 기자간담회를 잠깐 보았다. 자신의 삶의 반경을 사적인 영역에 국한시켰다면 겪지않아도 될 일들을 백성을 섬기는 마음으로 공적인 삶을 피하지 않았기에 스스로는 물론 가족까지 반대 받는 표적이 되는 것을 목격한다.

 

로마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광주수도원으로 내려와있을 때 강진 성. 요셉여고 졸업미사를 부탁 받았다. 강론은 푸시킨의 시 한 구절에 대한 답글 형식으로 5분을 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마라.

세상은 더도 덜도 없이 내가 변한만큼만 변하기 때문이다.

 

야훼의 종의 대속적인 고통과 죽음처럼, 공동체의 변화는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