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눈꽃

by 후박나무 posted Mar 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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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저녁 내린 춘설로 북한산 우이령에는 눈꽃이 만발하였다. 우이령을 오를 때만해도 나무에 핀 눈꽃의 윤곽이 선명하더니 내려올 때보니 이미 경계선의 섬세함이 스러지고 있었다.

 

곧 스러질 것이기에 더욱 아름다움을 노래한 ‘초원의 빛’을 연상시킨다. 전례력에 따른 하느님의 말씀이 아니라 신선하게 날것으로 제공되는 하느님의 말씀이다.

 

초원의 빛

 

한때는 그리도 찬란한 빛이었건만

이제는 속절없이 사라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우리는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남은 것에서 강한 힘

을 찾으리. 그것은 언제나 있어왔던

원초적 연민으로 삶의 고통 속에서 샘솟아

우리에게 위안이 되리

죽음마저 꿰뚫어 보는 신앙으로

철학자의 마음을 가져다주는 세월로

 

Splendor in The Grass

William Wordsworth

 

What though the radiance which was once so bright

Be now for ever taken from my sight,

Though nothing can bring back the hour

Of splendor in the grass, of glory in the flower

We will grieve not, rather find

Strength in what remains behind;

In the primal sympathy

Which having been must ever be;

In the soothing thoughts that spring

Out of human suffering;

In the faith that looks through death,

In years that bring the philosophic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