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서울-멜버른

by 후박나무 posted Mar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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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뿌린 비로 땅거죽이 살짝 젖었다. 오늘 날씨는 하루에 4계를 보여준다는 호주의 멜버른 못지않았다. 비에 우박에 갑자기 매워진 바람이 부는가 하면 어느새 화창한 봄의 푸른 하늘이 보이고. 거의 2주 만에 마사지를 받았다. 솔이 만나러 가느라 한 주를 건너뛰었다. 내가 다녀간 뒤 솔 이가 저녁마다 시무룩하고 안절부절 못하더니 내가 머물던 방에 잠자리를 마련해주니 많이 안정되었다는 소식이 왔다. 다음에 갈 때는 내가 입던 옷을 가져다주어야겠다. 솔이도 나름대로 기억도 감정도 할 말도 많겠지. 말을 못하더라도 나름 표현하고 있으니 소통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바리사이와 세리는 둘 다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지만 두 사람의 자의식은 하늘이 땅에서 높듯이, 동녘이 서녘에서 멀듯이 거리가 있다. 예수를 역복음화 시킨 이야기에서 시로 페니키아 부인은 딸을 위하여 자신을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강아지로까지 자처하여 비하한다. 이런 부인의 태도를 본 예수는 크게 감동을 받으며 그녀의 딸을 치유한다.

 

꼿꼿이 서서 자신이 한 일을 자랑스럽게 읊으며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던 바리사이와는 달리, 세리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자신을 강아지로 낮추던 시로-페니키아 부인과 겹친다. 그래서 일거다. 시로-페니키아 부인의 딸이 치유되었듯이 세리도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