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바람소리가 사납다. 새벽 산책길의 칼바람에 두꺼운 파카가 모처럼 제 값을 한다. 솔이는 오히려 찬바람을 즐기는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나름 엄청 바쁘다.
종말에 관한 성서의 진술은 아직 진리와는 거리가 있는 우리들에겐 앞뒤가 안 맞는 모순으로만 보인다. 한편으로는 카이로스의 시간(질적인 시간) 과 연대기적 시간(양적인 시간)을 구별하지 않고 한 문장에 나란히 기술해서 인 듯도 하고 또 한편으론, 시간의 덫에서 벗어난 영원과 시간이란 서로 다른 차원을 뒤섞어 써서 이기도 한 듯.
어떻든 자주 지금 여기가 야곱의 사다리가 놓인 베델(하느님의 집) 임을 알아차리고 머물 수 있는 크리스천이라면 비교적 이런 모순에서 자유로울 듯하다. |
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