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心齋)와 좌망(坐忘)을 거쳐 조철(潮澈)에 이르면 이른바 無心의 상태가 된다. 무심이란, 빈병이 병이 없다는 게 아니듯, 마음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빈 마음이 되는 것,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구원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게 되는 체험이다. 마음이 고요하고 잔잔해지면 순간순간 일어나는 생각이나 충동, 이미지를 포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상 작용을 통해 이들이 만들어내는 영향을 보게 되고 차단할 수도 있게 된다. 잔잔한 수면에 빗방울이 떨어질 때 동심원이 번져나가는 것이 보이듯! 고요하게 깨어있지 못하면 출렁이는 수면에 소나기 내리듯 솟아나는 수많은 생각과 충동을 구별치도 못하고 휩쓸리게 된다. 그래 잠들어 꿈속에 있다거나 술에 취했다고 하나보다.
논리로만 생각하면 온통 깨어서 사는 게 가능하지만 우리네 평상심은, 깨어있는 짧은 시간과 나머지 대부분 잠들어 꿈꾸거나 술 취해 있는 시간의 평균이다. 우리 국민의 민도가 소수 의식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종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미친 듯한 사람들까지 포함한 평균이듯이.
시편 30:7 평안할 때 저는 말하였습니다. “나는 영원히 흔들리지 않으리라.” 8 주님, 당신 호의로 저를 튼튼한 산성에 세워 주셨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 얼굴을 감추시자 저는 겁에 질렸습니다.
이리도 약하기에 구원되어야 할 존재다. |
박태원 가브리엘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