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존리 수도원 가는 임도 변에 아주 농사를 잘 짓는 분의 땅이 있다. 잡초가 눈에 띄는 대로 뽑아내는 농부의 부지런함도 한몫을 하지만 비결은 퇴비를 많이 써서인 것 같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외양간에서 퍼온 거름을 거의 산더미처럼 밭에 쌓아두고 한 겨울 내내 묵혔다 봄이면 골고루 밭에 뿌린다. 이렇게 땅심이 좋으니 무엇을 심어도 잘된다.
복전이라 부르기도 하는 마음의 밭이 땅심이 좋고 볕이 잘 든다면 음습한곳을 좋아하는 곰팡이나 가라지류들은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다. 마음의 침묵이 깊어지고 볕에 노출되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복전의 땅심을 기르는 일이겠다.